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시 전시회

  • 작성자 효공
  • 작성일 2008-05-08
  • 조회수 111

 

 

시가 박물관에 전시된단다.

시인이 박물관에 전시된단다.

 

동네 사거리에 궁서체로 위엄있게 씌여진 플랜카드가

바람에, 바람에 나부끼온다.

 

전시회 장소는 예서 그리 멀잖은 곳.

바로 心中이오라, 왠일인지 마음이 동해

발품 팔아 전시회에 도착하여

커다란 장벽 같은 유리문을 젖히자니

세월의 향기가 코 끝을 맴돈다.

 

그 곳에는 서정주, 박목월, 윤동주 따위의 시인들이.

꽃, 별헤는 밤, 나그네 같은 시들이 곰팡내를 풍기며

도축당하는 소의 눈망울을 하고

'나 좀 꺼내주오'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들의 외침에 손을 내밀고 싶었지만

그것은 내 뜻대로 되지 아니하였다.

 

그저 돌아오는 길에 두어 번 돌아 볼 뿐이었다.

효공
효공

추천 콘텐츠

장날

어느 시골 장.상인들의 바쁜 칼질소리와아무렇게나 길바닥에 앉아국수를 말아먹는 사람, 상투과자를 사달라고엄마 옷깃을 잡는어린 딸의 소리가황토 빛으로 시장 바닥을따스히 물들인다. 이곳에는,시원히 부는에어컨 바람도 없고 폴리에스테르의화려함도 없지만 후덥지근한 바람과검은 봉다리팔자주름 깊게 패인웃음이 있어 좋다. 별 것 없어 풍족한,어린 딸 손에 들고 가는상투과자처럼 따스한시골장이 참 좋다.

  • 효공
  • 2009-06-21
우리 아빠 둥지에 꽃이 핀 날

오늘은 기쁜 날 이예요.우리 아빠 둥지에 꽃이 피었거든요.생전에 우리 아빠는 꽃을 참 좋아 했답니다.수선화도 좋아 했고, 국화꽃도 좋아 했지요.그런데 정작 우리 아빠가 누워 계신 저 둥지에는꽃이 피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얼마나 속상했는지 몰라요.그러던 어느 날둥지위에 꽃이 피었답니다.그래 가만가만 들여다 보니국화도 아니고 수선화도 아니고저 물건너온 사람들이 심는다는장미꽃도 아니지 뭐예요.그저 소소한 들꽃이었어요.(이름은 잘 모르겠어요.)아빠가 들꽃을 좋아하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물어 보고 싶지만 언젠가 하이얀 무명 천을 덮고오신 뒤로 내내 아무 말도 안하고 눈만 잔뜩 찡그리고 계셨거든요. 그 뒤로 둥지로 쏙 들어가셨어요.(아마 무척 화가 났나봐요.)아마 들꽃도 꽃이니 좋아 하시겠죠? 그런데 우리 아빠는 언제쯤 저 둥지에서 나오실까요?

  • 효공
  • 2008-06-28
안개

오색 줄무늬를 가진 새들이허공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을 보니새벽이 왔나보다. 어제의 어둠은도시 짐승들의 발굽 색깔보다 더 짙었건만용케도 오색 줄무늬를 가진 새들은 어김없이 비상飛上한다. 그러나 부아앙- 하고 소독차가 덮친 것 처럼그들과 우리들의 사이는 온전히 밝지 못하다. 왜 그렇지?오색 줄무늬를 가진 새들은 힘껏 날아 올랐는데……. 그런데 갑자기,불꽃놀이 하는 소리가 들리더만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 효공
  • 2008-06-19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