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와 현실
- 작성자 가림토
- 작성일 200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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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108
쇼펜하우어는 세상에 염증을 느꼈다.
나는 세상에 크나큰 살의를 느꼈다.
헤겔은 정(正)과 반(反)으로 합(合)에 이른다고 했다.
나는 정이 없고 반만 있기에, 합은 꽤 큰 망상이었다.
데카르트는 사유로써 존재를 증명했다.
나는 분노로써 존재를 증명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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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이 내몰아친 빙원의 끄트머리서 날카로운 송곳니를 뽑아버리다 내 모습을 보아라, 말 없는 얼음이여 달구어진 사슬은 나를 포옹하고 빨간 돌벽 안 타는 불가 옆에서 몸을 부대끼며 눈을 우짖는데 거친 생고기를 보금자리에 던져놓고서 인간이여, 나는 너의 발치에 엎드리노라 즐거운 고통을 얼음 낀 언덕에 내버려두고 아픈 안락 앞에 굵은 꼬리를 마노라 ---------------------------------------------------------- 쓰고보니 윤동주 시인의 간(肝)과 오장환 시인의 The Last Train을 어설프게 베낀 것 같네요...
- 가림토
- 2009-03-27
하늘이 붉다 이속도 붉다 세상이 붉다 인정이 묽다 시야가 밝다 모든게 붉다 붉은게 좋아 두손이 붉다 꽃같이 붉어 무심코 불다 구멍이 뚫려 한번더 붉게 그속에 분다 또한번 운다 그래도 좋아 온몸이 붉다
- 가림토
- 2008-08-14
내 혈관을 흐르는 이 피는 춥고 너른 설원을 우짖으며 내 몸을 휘몰아치고 있었다. 잊은 고향을 찾아서 맥동하는 자랑스러운 네 다리를 주체못해 나는 달리고자 하였다. 하지만 또다른 피가 나를 얽어 메었다. 아니, 날 얽어 멘 것은 누추한 안락. 겨울철 불타는 벽난로 옆에 값싸고 튼튼한 목줄에 메여버려, 목이 갑갑하다 갑갑하다 외쳐도 결국 다리를 뛰게 하지 못하였다. 숙명이 운명을 이기지 못한 슬픈 나. 발톱과 이빨이 무뎌만 가는 못난 나. 처량한 나를 위해 긴 울음을 뽑지만, 오는 것이라곤 인간의 매질과 폭설. 나는 계속하여 운다. 울다가 울다가, 한없이 울다가 내 아무 말 못하게 될 그날까지, 더 울지도 못해 내 목에 씌운 칼을 하릴없이 용납하게 될 그날까지, 나는 운다. 설원이 마침내 나를 외면할 그날까지, 나는 운다.
- 가림토
- 200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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