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Image 1 - 달과의 시차

  • 작성자 실마리
  • 작성일 2010-06-17
  • 조회수 445

Image 1

-달과의 시차

 

달과의 시차를 기록한다

 

옴찔옴찔 떠는 초침들이 흥얼인다 네 손가락에 끼인 LP판이 바들바들 떤다 밤이 깊어 외설스럽다 지우개 똥을 뭉치는 법을 아니? 바싹 마른 달빛이 속삭인다 목소리에서 묵은 고무냄새가 난다 네 손가락에 정착하는 서리, LP판이 바들바들 떤다 노래하는 초침을 붙잡아 고정시켰다

 

아얏

 

네 손가락이 너를 떼어낸다 입김이 징징 운다 서리가 돋아 무거운 까닭이다 고요를 울어내는 네게서 LP판이 굴러 나온다 LP판이 속닥인다 독백이라 할 수 있겠다

밤은

어두운 만큼

외설스럽다

까닭모를 발소리가 허공을 딛어 온다 멀리 날테야 멀리 날테야 왜, 라는 질문에 발소리가 침묵한다 발 끝으로 땅을 긁는다 너를 떼어낸 손가락이 서럽다

 

안개가 얼어 버석인다

달과의 시차를 궁금해한다

네가 우는 고요는 밤을 닮아 외설스럽다

흔들리는 달빛이

실마리
실마리

추천 콘텐츠

image 3 - 캔디 캔디

  롤리팝을 떨어트린 날엔 밤이 길어 하나 둘 셋…… 셀 수 없는 잔금들에게 사냥당하는 롤리팝 롤리팝, 새까만 개미떼가 붙잡는 것은 배부른 균열들이지 1차원의 그것들은 2차원의 개미에게 맛 좋은 먹잇감이야 거리마다 소녀마다 조심성없는 금발의 백치들(오, 마릴린!)마다 안고 있을 사냥당한 롤리팝의 추억     #. 12827번째 캔디     안산 중앙초등학교 앞 사탕가게는 아이들의 철 없는 눈물이 수없이 젖어 있거든 츄파춥스 롤리팝 박하사탕 하다못해 싸구려 자두맛 캔디, 안돼 안돼 계피맛 콜라맛은 싫어요 엄마 맛이 없어요 우유맛도 싫어요 어젯밤 먹은 캔디가 혀 끝에서 끈적끈적 음메음메 우네요 엄마,   차라리 마시멜로를 사 주세요 서울랜드의 싸구려도 좋아요 떨어져도 깨지지 않는 마시멜로 어금니 위에서 녹아버리는 마시멜로 달착지근하게 이와 이 사이를 꽁꽁 엮어내는 마시멜로를   안 돼 아들아 엄마는 대화가 필요하단다 차게 젖어드는 밤엔 특히 더 그렇단다 별들이 별들이 껌뻑이는 밤엔 잠 들 수가 없단다 사방팔방 풍겨오는 계피맛 콜라맛 우유맛 캔디의 향기 엄마의 향기에 나는 울고 엄마는 쉼 없이 말을 걸고 마시멜로는 마시멜로는 아 참,     마시멜로는?

  • 실마리
  • 2010-07-10
image 2-심장의 간절함

image 2-심장의 간절함   간절해진다는 것은 손톱 위의 파문을 더듬대는 일이 아닐까 파르르, 끊길 듯 끊길 듯 박동하는   펜을 들다가 놓다가, 들었다가 놓았다가 부러진 심을 갈고 문득 본 적 없는 길을 기억해내는 방법   비가 오면 우선   백발 성성한 각막을 갈아 치울거야     너는 심심하면 중얼댔잖아       싸구려 인공심장이 Tic Tac Toe, 뛰지         이따금 멈추기도 하면서   엄마, 내일은 비가 오나요? 모르겠구나 TV를 보아야 하니 들어가 공부나 하렴 저도 보고 싶어요 엄마 엄마나 그게 말이니 똥이니? 똥일테지요 엄마 그럴 줄 알았다 어제 TV에 나오더구나 진짜요? 알게 뭐니, 그렇다면 그런가보다 하는게지 자 이제 들어가 잠이나 자거라 많이 늦었어   부르튼 지문을 벗겨낸다 눈동자에도 번져 오는 파문이    

  • 실마리
  • 2010-07-09
(우는 법을 묻는 새가 있다)

(우는 법을 묻는 새가 있다)     새에게서는 깃털이 돋지 않는다 깃털대에서 새가 돋는 것 깃털이 모여 한 마리의 떼가 되어야 비로소 새라 하는 것이다 그림자가 올올올 풀려나는 노을이 오면 마침내 훌 쩍 날아오르는 것이다   (이따금 우는 법을 묻는 새가 있다)   깃털에서 돋아난 새들의 눈에서는 구름빛 허공이 자라나고 있다 웃자란 허공들이 새들의 깃에 닦인다   우는 법을 모르는 깃털은 없다 때때로 허공이 섧게 우는 것은 그 뿌리가 깃털에 있는 까닭이겠다 무리 진 깃털 떼가 구름을 닦는다 훌쩍 훌 쩍

  • 실마리
  • 2010-06-27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
  • 익명

    외설스러운 이유를 좀 더 이미지화해 보세요.

    • 2010-06-24 16:04:39
    익명
    0 /1500
    •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