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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 작성자 사닥크비아
  • 작성일 2011-05-22
  • 조회수 66

유리처럼 되자.

유리는 빛을 투과하고, 남은 어둠을 머금는다.

그러나 어둠은 곧 새벽안개와 같이 사라진다.

그러니, 유리는 태산보다 강한 마음을 가졌다.

깨끗한 유리는

작은 호수가 되고, 큰 문이 되듯,

거짓없이 건너편을 비춘다.

하지만 거울은 안된다.

그건 유리와같이 약하지만

호수가 되지 못하고,

빛을 반사한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깨끗하고 순수한 유리가 되자.

빛을 투과하고, 어둠을 머금고록

사닥크비아
사닥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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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닥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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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유리도 거울과 같이 될 때가 있지 않을까요. 어느때일까요.

    • 2011-05-24 07:17:2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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