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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바라보며.

  • 작성자 일탈광인
  • 작성일 2011-10-04
  • 조회수 165

머릿속으로 한줄기 빛이 파고 들었다.

슬픔과 기쁨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내게

어둠과 밝음의 경계에 서있던 내게

한줄기 빛이 파고든다.

파노라마 ───

비관주의.첫 단짝.첫 기쁨.행복.사랑.

절교.아픔.슬픔.절망.공허.쓰라림.

일깨우다.

잊고 지냈다고 믿은 그 모든것들.

검은파편조각들이나를짓누른다.

나는 한 줄기 눈물로 승화시킨다.

고개를 무릎에 파묻은채 나는 울먹인다.

빛.빛.빛.

스며든다.

더 아프다.

나는 또다시 울먹인다.

나는 드디어 그곳에 있었다.

나는 뒤를 돌아다 보았다.

내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어디있고

나는 무엇일까

걷고걷고또걷는다

앞마저보이지않는다

끝을알수없는하얀길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나는망설이지않고

돌조각을꾸욱지려밟았다

피가난다

슬픔의 환희에 들어찬 그림자

드디어 나의모습이 보인다

나는 아물고 있는 상처에

모래를 뿌려보았다.

쓰라리고 고통스럽다.

나는 또 울먹인다.

언제까지고나는걸어간다.

아물다 만 상처를 들여다본다.

진심을 담은 미소를 짓는다.

나는

빛으로인해

걸어가고있다.

보이지않는앞길에도

나는울먹이며걸어간다

나는 내 뒤를 돌아다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서.

일탈광인
일탈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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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탈광인
  • 2011-10-13
개미

한참 공부에 집중하고 있을찰나 내 눈앞에 까맣고 통통한 개미 한마리가 뽈뽈뽈 지나간다. 처음에는 그저 눈에 거슬려서 아무생각없이 종이로 꾸욱 눌러죽였다. 첫번째 개미는 그렇게 납작하게 엎드려 죽었다. 하루는 아무 생각없이 발톱을 깎는데 빨갛고 작은 불개미 한마리가 눈앞을 지나갔다. 저번에 죽였던 까만개미보다는 크기도 훨씬 작고 죽이기에 부담스럽지 않을것 같아서 나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처음엔 내 발쪽으로 기어오는가 싶더니 멈칫하고선 길을 돌아가는 개미를 나는 그저 빤히 쳐다보았다. 그냥 지나가면 될 것을. 갈팡질팡하는 불안한 개미의 작은 더듬이가 보였다. 개미는 끝내 나를 넘어서지 못했다. 흥미를 잃은 나는 화장품 뚜껑덮개 안에 개미를 가둬버렸다. 두번째 개미는 그렇게 살아있는 채로 박제되어 질식사로 죽었다. 무료한 하루를 때우기 위해 티비채널을 돌리고 있을 찰나 멀리서 날개 달린 개미가 바들바들 떨면서 기어가는 것을 천천히 눈으로 좇았다. 저 개미는 왜 저렇게 바들바들 떨어댈까 무엇이 두려웠던걸까 문득 한기가 들어 베란다 문을 닫았다. 그 개미가 지나간 자리를 다시한번 바라보았다. 개미는 어느새 바깥을 향해 힘겹게 한발한발 내딛고 있었다. 나는 문득 화가 치밀었다. 쿵쿵쿵 시끄러운 발소리를 내며 개미에게 다가갔다. 커다란 내가 작은 개미를 내려다 보고있다. 개미는 더 작고 여려보였다. 나는 그 개미가 끝까지 창문 밖으로 나가는 것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무엇이 개미를 밖으로 내몰았던걸까. 도대체, 무엇이, 개미를. 개미는 안타깝게도 거센 바람에 휩쓸려 차디찬 공기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세번째 개미는 그렇게 마지막 희망속으로 소리소문없이 휩쓸려 갔다. 나는 세번째 개미의 죽음을 경건히 맞이하였다. 나는 조용히 눈물 한 방울을 흘려 주었다. 개미의 죽음은 어쩐지 소름끼치도록 나를 닮아있었다.

  • 일탈광인
  • 2011-10-05
사실 나는, 정상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뉴에이지를 들으며 오늘은 특별히 내가 살아왔던 인생을 뒤돌아보았다. 생각보다 내 인생은 평범했다. 나를 가진 엄마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의사는 내가 기형일 확률이 매우 높으니 낳지 않는게 덜 힘들거라고 했다. 그렇게 의사는 '유산'을 강력하게 권유했다. 난 첫째지만 엄마에게는 '세번째' 아이였다. 셋째인 나는 다행히도 스스로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난 기형아임에 확실했던 불쌍한 아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나를 낳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난 '기형아'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나는 '선천적인 기형아'는 아니었다. 변해갔다. 초등학교 5학년, 처음 그곳에서 피가 새어나왔을때에도 나는 아 드디어 죽는구나 했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겁없는 80대 노인이었다. 염세주의적 냉소적 비관적 탈속적. 초등학교 6학년 때 였다. 중학교 1학년이 되기전까진 누구나 그러듯이 장도리로 손바닥을 맞곤했다. 누구나 그러듯이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맞곤했다. 야구방망이,장도리로 인해 나는 점점 성숙해갔다. 나는 그 과정에서 조금씩 정상적인 아이로 탈바꿈 했다. 곯아서 피고름이 나버린 사랑스러운 나의 광기가 뿜어져 나왔다. 친구들에게 특이하다 싸이코같다 이상하다 정신이 나간것같다 라는 소릴 들으며 좋아했다. 나는 끊임없이 억눌렸던 나를 토해내었다. 토해내는 과정중에 어쩔수없이 그것을 도로 삼켜버린 기억도 있다. 나는 비로소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다. 비밀이 하나 있는데 사실 나는, 정상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사람들은 모두다 정신병자인것 같다. 그러니까 나는 사실 정상이다.

  • 일탈광인
  • 201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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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0 17: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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