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구름
- 작성자 쎄렌체
- 작성일 201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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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179
노인과 구름
쎄렌체
하늘과 바다와
무지개빛 물고기들의 전설이
굴뚝 사이로 뭉게뭉게 피어나와
구름이 되었다
푸른 하늘색 스케치북에
가득 그려지는 이국의 풍경-
에메랄드빛 바다
푸른 언덕
하얀 집
흰 돛을 단 범선
아득한 수평선
하늘과 바다의 경계
반짝이는 파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양털 한 뭉치
노인은
원양으로 나가기 위해 삐걱거리는 밧줄을 풀어내고
이른 새벽 터오는 동에 나른한 눈살을 찌푸리면서
달달한 온기가 손끝으로 전해져 오는
하얀 구름이 달콤하게 풀어지는
하늘빛 커피를 맛보다
거미줄에 걸린 무지개빛 물고기들도
노인의 손만큼 울퉁불퉁한 양동이 속에 들어가서
잔잔한 수면 위에 비추는
푸른 하늘에 하얀 양들과 뛰놀다
구름. 얽히고설킨 바다의 고단한 역사를 시작하다
구름은
노인의 범선을 살포시 감싸고
그의 이마에 깊게 패인
하늘과 바다와
무지개빛 물고기들의 전설을
금빛 만년필 촉으로 휘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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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쎄렌체
- 201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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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쎄렌체
- 201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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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쎄렌체
- 2013-03-31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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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노인과 구름의 관계를 좀 더 구체적인 그림으로 그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