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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주 주장원

  • 작성자 꽃피는돌
  • 작성일 2012-10-16
  • 조회수 133

 

 

 

 

 

       [ 해당작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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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후기>

 시월 들어 첫째주에는 아쉽게도 주장원을 뽑지 못했다. 시가 가져야 할 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의 밀도가 전체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화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너무 직접적으로 자기만이 이해하는 방식으로만 얘기한다거나, 자기 감정이나 생각만을 토로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그럴 때 제목이나 제재로 삼은 대상에 대한 접근성이 자연 떨어질 수밖에 없어, 제3자의 입장에서는 이해나 공감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화자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잘 보여주고 이해하게 하려면, 자신이 시의 대상으로 삼은 것을 좀 더 객관적으로 그려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것은 구체적인 인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구체적인 인상이 자기 감정이나 생각에 너무 휘말려버리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를 수 있다. 어렵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적확하게 말하는 것이 시의 기본적인 발성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우선 대상 사물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을 적확하게 그려보이는 것에 좀 더 신경을 쓰면 좋을 것이다.

 

 주장원에는 들지 못했지만 눈길이 갔던 시편들로는, '밀추' 의 <形>이었다. 우선 사물을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생각하는 눈길이 남달랐다. 우리가 일방적으로 생각하는 사물의 아름다움과 추함이 얼마나 큰 편견에 치우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눈길은 독특했다. 다만 그 구체적인 장면의 전개가 너무 안이하게 이뤄져서 아쉬웠다. '슬픈 노랑' 의 <방랑자의 친구>는 친구에 대한 남다른 속내를 들여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기억의 방랑자로 불리는 친구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인상이 이뤄져야 화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부분도 좀 더 명확해질 수 있을 것이다. '후르츠칵테일' 의 <새벽>은 새벽의 노래가 아니라 새벽의 심리를 나름 전개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새벽의 분명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장면이나 인상이 잡히지 않는 게 아쉬웠다.

 '프리모냥' 의 <이가 사라졌다>는 기생충인 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자기 나름의 생각을 독특하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다만 좀 더 구체적인 정황 속에서 이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게 장면을 꾸렸으면 더 좋을 것이다. '여름눈' 의 <가을,2012>는 초가을의 선득한 느낌을 감각적으로 인상화하려는 시도가 나름 상큼하게 와닿았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형상화가 다 드러나지 않은 채 수그러들어서 아쉬운 감이 들었다. '한아씨'의 <일기장>은 사람의 일기장과 자연의 일기장을 겹쳐놓는 독특한 눈길이 아주 감각적인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이미지가 속알맹이로 들어앉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과연 시인은 자연이 꽃과 사물들 속에 써놓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일기를 어떻게 발견하고 이해하는가를 보여주면 더 좋을 것이다. '小浪'의 <이층침대>는 이층침대를 밤하늘과 별 지도, 그러니까 성좌도의 별자리와 연계시키는 상상력의 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나만의 이층침대에서 바라보거나 꿈꾸고 상상하는 별자리들의 구체적인 느낌이랄까 이미지를 좀 더 끌어와 보면 좋을 것이다. '연애로망' 의 <어린 시인의 엿자루>는 따스하고 재밌는 이야기의 정황이 깃들어 있는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다만 그것이 좀 더 구체적인 느낌이나 장면에 대한 이해에 더 다가섰으면 좋겠다. '윤혜령'의 <석봉이발소>는 추억과 가족사적인 기억이 잘 배어있는 기억의 공간으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기억 속에서 끌어올린 사실들을 좀 더 다채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기억의 복기만이 아니라 그걸 충분히 인상적인 것으로 느낄 수 있는 눈길이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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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피는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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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피는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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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피는돌
  • 201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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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냥

    좀더 관찰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써야할 필요성을 느낍니다ㅜㅜ 가끔씩 관심 눈길이 간 시편으로 끼워넣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흔들리다가도 다시 시를 쓰게 되요.

    • 2012-10-16 22:27:06
    프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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