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침묵의 강

  • 작성자 파란색스머프
  • 작성일 2014-11-13
  • 조회수 233

침묵의 강

 

 

당신이 잠시 말을 멈춰

 

단어와 단어 사이 낭떠러지가 있어

말들이 잠시 침묵하는 공간에는 물이 고여

침묵의 강

눈과 귀에 뜰채를 꿰고

아래로 아래로 숨어 내려가는 그림자를 잡으러 가자

숨을 멈추고 깊게 잠수하면

깊은 강 밑바닥에 세워진 집이 보여

자물쇠가 채워진 대문 창살

이따금 나오는 그림자를 포획해

수족관에 넣어

 

단어와 단어 사이 침묵의 강이 있어

맹인처럼 더듬거리며

그림자를 만나러 가자

파란색스머프
파란색스머프

추천 콘텐츠

초가집

초가집       밥 냄새에 조개가 잠겼다   보글보글 끓는 찌개에 뜨겁게 몸 데우고 맹하니 입 벌린 조개 사이로 구수한 밥 냄새 들어온다   아궁이 사이로 흘러나온 연기는 남실바람과 손잡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부엌 밖 눈 쌓인 마당 참새 몇 마리 쫑쫑대며 제 발자국 남기기 바쁘다   어젯밤 쌓인 눈 처마 따라 떨어지고 밑에서 졸던 비둘기 머릴 맞고 퍼뜩 깬다   소리 한 점 없는 고요한 아침   초파리처럼 날아든 졸음을 휘휘 쫓아봐도 꾸   벅 꾸 벅   어쩔 수 없이 어깨 한쪽 내주고 살며시 눈 감는다

  • 파란색스머프
  • 2012-12-30
밤과 새벽 사이

밤과 새벽 사이     내 방 안에 커다란 창문 하나 그 너머 나무 몇 그루   가끔 어둔 밤 내 맘 안에 째, 깍, 시계 소리와 함께 기척 없이 들어와   책상을 엎고 옷장을 헤집고 초침 분침은 칼이 되어 나를 찌른다   무언가 토하고 싶은 밤   널브러진 방 가운데 멍하니 서 창을 보면 바람이 불어온다 나무는 흔들리고   방을 가득 채운 소리, 서로 부딪혀 내는 나에게만 울음 아닌 울음소리   찬찬히 걸어오는 새벽과 함께 후련하고 편안한 울음과 함께 나, 눈을 감는다

  • 파란색스머프
  • 2012-11-02
마음가짐에 대하여

마음가짐에 대하여 연필로 쓴 글씨는 손으로 휘휘 쓸면 쉽게 흐려지고 뭉개지지요, 볼펜으로 쓴 글씨도 아세톤으로 지워지는 게 요즘 세상입니다. 수성 유성, 세상에 별별 펜이 있다 해도 조각보다 더할까요. 참에 한번 새겨봅시다. 튼실한 돌로 골라다, 벼락 맞아도 흠집 하나 나지 않게, 그렇게 말입니다. 

  • 파란색스머프
  • 2012-07-03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
  • 익명

    발상이 좋고 잠수해 들어가는 것도이미지가 좋아요 열심히 써보세요 퇴고보다는 많이 쓴느것이 좋을 것 같고 시집을 어떤 시집 읽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 2014-11-25 02:13:25
    익명
    0 /1500
    •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