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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작성자 적몽
  • 작성일 2014-12-07
  • 조회수 644

길거리 지나는 사람

희희덕거리다 문득 침울하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

작은 부끄럼 접어두고

작은 질문 하나 던져본다

 

소담한 아이가 있었더랬다

아담한 손바닥을 이제 겨우 쥐락펴락하는

쓰담쓰담 만져주면 항상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그런 사랑하고픈 아이가 찾아왔더랬다

 

그런데 사랑은 이제 선택을 강요하더란다

사랑 그 자신을 선물해준 고마운 암사슴이

더 이상 그 잔잔한 눈망울을 보여주지 않더란다

떠나보낼 자의 분노가 내 눈에 밟힌다

헷갈리는 자의 무력감이 내 마음을 두드린다

 

소설속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내 앞에 보인다

무슨 말을 해야하나

무슨 말을 해야하나

도대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가 있나

소설과 현실의 괴리감이 일순 사라진다

 

어떤 사람은 현실이 소설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마 우리는 소설이 현실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적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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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하니 앉아서 나를 바치고 떠나고 남은 자리에 독한 마약을 주사   극도로 분노한 할아버지와 유난히 파란 너구리가 뒤엉켜서 춤을 춘다   툭, 약효가 사라져 간다   시계는 엄연히 바늘이 없다 또렷하게 내 손은 폭주한다 자기 모습이 싫어서 불쌍한 영혼들은 척수부터 거울을 외면한다   다시 약통을 들이부었다   파란 너구리의 목이 잘렸다 할아버지는 더 화가 났다 할아버지의 어머니는 너구리 목을 싫어하신다고 덩달아 나도 화가 난다   철썩, 내가 나를 깨운다   불특정한 박자의 구타가 양볼을 어루만진다 시계바늘이 갑자기 생겨난다 외면한 거울이 뇌를 헤집는다 나는 제물이 될 수 없다 나는 그냥 잠시 죽은거다    

  • 적몽
  • 2015-10-27
개안

어느 날, 내 노래는 아무도 듣지 못한 그저 그런 세상 땅 끝을 노래했어   내 소리는 그렇게 갈망하던 그저 그런 생각 속 작은 나라를 이야기했지   땅 끝에서 잠잠히 눈을 감고 들어보니 어느새 귀가 눈이 되었다는 건, 너무 밝고 시끄러운 나락이 보인다고 작은 나라 속 큰 사람들이 걱정하는 건,   보이지 않아서래   어떤 이는 길을 물어 '나는 봤어 그저 그런 것은 정말 아니야'   행인들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래 그저 그런 것 따위에는 관심도없데   걔들은 흉측하게도 눈이 달렸고 계속 어딘가로 가고 있었데 자기들은 앞을 볼 수 있다고 행복해 하고 그리고 모두 죽었어   걔네들은 아무 것도 못 봤는데 뒤에서 파리 한 마리가 물었데나 뭐래나 앵앵거리는 소리가 안 들렸나봐 귀는 장식으로 달렸나   어느 날, 어떤 사람들은 앞을 보았어 대단한 어떤 것을 보았다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 봤어 그저 파리 앵앵거리는 소리만 들었지 근데 그거 알아? 사실 나만 본거래          

  • 적몽
  • 2014-05-13
가로수

기괴한 모양의 작대기가 솟구쳐 있다 어딘지 안 쓰럽다 그것은 종종 고슴도치의 가시를 뽐내곤 한다 외롭고 쓸쓸하다 보아하니 아무도 작대기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 주름은 흉측하기 까지 하다 밑둥을 보니 뱉어놓은 침들이 보인다 그들은 멸시를 양분으로 자란다   이윽고 봄이 되어 문득 길을 걸어간다 다시금 스스로 저주하는 작대기를 본다 의외로 가시속에 숨겨진 녹색 기운들을 듣는다   멸시를 먹고 자란 그들은 저주를 위한 날카로움을 가진다 그러나 자라서 다시금 멸시를 받을 그물을 펼친다 이렇듯 시간은 무심하다 그들도 무심하다  

  • 적몽
  •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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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려면, 가슴속에 담겨있는 것을 외부로 보여주려면 어떤 장치가 필요합니다 물로 분수를 만들듯이 그런것을 생각해보세요 어떻게 보여줄지

    • 2014-12-18 23:54:08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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