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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 작성자 모서리숨
  • 작성일 2015-09-04
  • 조회수 143

주인공

 

나는 천과 천 사이를

흉터로 남기는 바늘

옷을 완성하는 모험을 겪어야 하는 중

 

이 세계에서 옷은

더 많은 흉을 만들어내는 방법

 

손가락이 눌러버린 재생 버튼을

되감기 버튼으로 바꾸려고 뒤를 돌아본다

여러 색의 발자국이 너무 선명하다

 

등이 기억하는 길

발자국을 지우려 온 몸을 뒤집고

뒤로 걷는 걸음

계속해서 바뀌는

땅이 있는 곳과 하늘이 있는 곳

 

내 발 밑을 다시 뚫고 나오면

구멍이 된 자국들

너덜거리는 천

발걸음은 지워지지 않는다

 

재생버튼은 여전히 눌려 있다

 

나는 이제

흉의 역할을 바꾸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

모서리숨
모서리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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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바람

    시적 발상이 좋습니다. 특히 '나는 천과 천 사이를/흉터로 남기는 바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시에서는 흉이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저는 바늘이 중심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중간에 '재생버튼'이 혼란을 주었고 '발자국'은 약간 상투적인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적화자가 '흉의 역할을 바꾸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는 결말을 끌어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더군요. 이 시의 언어는 정갈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상상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적 형상화를 한다면 더 시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 2015-09-08 17:26:50
    고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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