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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을 마치며

  • 작성자 최로
  • 작성일 2018-09-11
  • 조회수 375

비행을 마치며

 

오늘도 겨우 호흡을 끝냈어
이게 죽음이라는 걸까
아니 내일이면 다시 호흡하니
어쩌면 죽음이 아닐지도 몰라

 

우리가 어디까지 왔더라
사실 눈앞에 보이는 칠흑만으로도
우리는 어디 있는 지 알수 있고
또 어디에 있는 지는 모르는 거지

 

지구에 두고 온 게 많았고
내 기분이 부족해
기분을 조금 혼내기로 했어
지구의 ¹넘치는 슬픔과는 조금 다르지

 

여긴 구름이 꽤 많아
황색과 검은색의 빛을 띠는 구름은 피해야해
우주선이 부서질 수 있거든
²그걸 보면 어쩌면 구름이 아닐지도 몰라

 

³너도 같이 비행하자
청소년은 비행해도 괜찮아
그 나이에 어울리는 행동이거든
종이비행기를 접어날리는 비행 청소년은 ⁴아직 순수하거든

 

 

¹어차피 잊혀질 슬픔이지만, 바라지도 바라지 않기도 했던거지. 연기를 마시며 우는 슬픔 말이야

 

² 아니 우리가 타고있는 걸 보니
어쩌면 우주선이 아닐지도 몰라

 

³ 여기는 조금 편해서 지구가 그리워질 때도 있어. 돌아갈 순 없지만 그때의 행동을 조금은 후회중이야

 

⁴ 어쩌면 내가 내가 아닌 게 가장 순수할 수도.... 지금처럼 말이야.
비행(非行)을 마치고 하는 비행(飛行)은 어쩌면 숨쉬지 않을지도 모르는 거지.

 

 

PS: 손미 멘토님께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저번 달 제가 올렸던 '가라앉음'이라는 시를 다시 한 번 봐주실 수 있나요?

그 시는 4년전에 있었던 한 사고의 유가족을 생각하며 쓴 시입니다.

평가해주신 덧글을 보면서 너무 아쉬워 개인적으로 다시 한 번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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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미

    안녕하세요 최로님 반갑습니다 올려주신 시 잘 읽었습니다. 가라앉음이라는 시도 다시 한 번 읽어봤어요. 제가 달아드린 댓글을 참고하셔서 수정해서 다시 한 번 올려주세요 그럼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때 말씀드린 것은, 시가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 심정과 현상을 빗대어 붙일 수 있는 대상을 찾아서 제목을 교체해도 좋고, 화자를 교체해도 좋고, 여튼 그런 식으로 수정해보면 더 단단한 작품이 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최로님께 가라앉음이라는 시에 많은 애착이 있으신 듯 합니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수정하고 퇴고하고, 반복해서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보아요. 제가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시는 퇴고할수록 작품이 깊어집니다. 자 그럼 올려주신 비행을 마치며를 살펴보겠습니다. 오늘도 겨우 호흡을 끝냈어 1.이게 죽음이라는 걸까 2. 아니 내일이면 다시 호흡하니 어쩌면 죽음이 아닐지도 몰라 3.우리가 어디까지 왔더라 사실 눈앞에 보이는 칠흑만으로도 4.우리는 어디 있는 지 알수 있고 5. 또 어디에 있는 지는 모르는 거지 시를 시작하는 두 연에서 다섯 번이나 불확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는 현실이 아니라 상상일 수 있습니다. 또한 환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생각하는대로 확실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더 나아가세요. 가지고 있는 감수성이 좋아서 이 부분을 조금 더 활용한다면 최로님 만의 목소리가 담긴 시를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를 쓸 때 주춤하지 말고 밀고 가세요. 시에서는 뭐든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쓸 수 있겠죠. 어디까지 왔더라 이건 죽음이다. 이런 식으로 한 가지의 불확실함을 보여줬다면 다음엔 확실한 장면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더욱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두 번째로 각주의 효능입니다. 이 시에서 각주와 시 본문의 내용이 뭐가 다를까 구분이 잘 가지 않습니다. 각주에 힘을 주든, 본문에 힘을 주든, 어느 한 곳에는 강조하는 부분이 필요해 보입니다. 두 군데 모두 풀어져 있는 느낌입니다. 세 번째 비행 청소년의 이야기, 죽음을 가져올 만큼의 슬픔이 있는 화자가 등장하는데, 왜??????????? 슬픈지 이유가 없습니다. 청소년이기 때문에 슬프다는 것은 너무 평범한 이유입니다. 더 확실하고 분명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우울은 매력적인 시의 소재가 될 수 없어요. 최로님만의 슬픔, 최로님 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가지고 그 문제를 해결해주세요. 누군가는 뚱뚱해서 슬프고 누군가는 친구가 없어서 슬프고 누군가는 아빠가 괴롭혀서 슬픕니다. 자유가 없어서 슬프고, 돈이 없어서 슬프고요. 그런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시에 공감을 불러 올 수 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조금씩 시가 좋아지는 것 같아요. 시간을 조금만 더 들여서 집중해주시면, 더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아요. 계속 좋은 작품 보여주세요 ^^

    • 2018-09-18 11:07:57
    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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