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발표] 미디어 박제
- 작성자 서지구
- 작성일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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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346
눈알 사이로 빛이 들어와
감기는 눈을 억지로 떴다
눈물이 샌다
눈이 감긴다
어둠, 네가 두렵다
너는 눈알 사이로 감겨들어
아무런 형체도 하지 않고
부재 속으로 물든다
닫혀가는 눈을 부릅뜨며 실명해가는
우리의 모습에
너는 어둠을 택했지
하지만 이건 몰랐겠다
결국 어둠도 빛의 부재라는 걸
우린 빛 속으로 침잠해가는 거야
초라한 카메라로 화려한 폭죽을 찍어대던 너
플래쉬가 터지자 너는 타버렸다
이제 아무런 이야기도 할 수 없지
우리는 눈부시게 빛나는 것들에게 눈이 부서지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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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흘리는 밑 코를 박으려고 달려드는 짐승들 많은 날을 시달리며 살아왔어 나는 발가벗고 춤을 춰 네가 원한다면 칼춤을 춰줄게 아아, 신경증에 내 손목을 파먹게 되는 나날들 네게 내 손목을 보여주고 싶어 피를 흘리는 손목 따라 흐르는 피의 밑 상흔은 절대 없어지지 않아 수많은 짐승들이 꿈에 나와 내 자궁을 탐냈어 아름답고… 숭고하며… 갖고 싶다고 널 위해 칼춤을 추다 칼을 놓쳐 내 양손목이 도려내지더라도 너를 탓하지 않을게 배에 주홍글씨를 새겨 밑은 피 흘리기를 멈추질 않아 그럼에도 나를 숭배하는 짐승들 내가 잘하는 건 도망치기야
- 서지구
- 2022-12-08
지금 나 무시해? 네 머리채를 잡았는데 뜨거운 손에 녹아드는 네 머리채 웃옷에 손을 벅벅 닦았다 말을 할 때마다 말이 사라진다 너는 무신경하게 핸드폰을 바라보고 나는 네 뺨을 때리고 싶었는데 조용히 말하는 사람이 있어서 나는 가만히 듣게 되고 칼날 같은 머리칼 그거 다 쥐어뜯고 싶어 네게 말하는데 흩어지는 초점 손바닥이 뜨겁다 뜨거워진 손으로 네 목 뒤를 만지는데 손이 잘렸다 이곳에 말이 있었다 공중에 흩어지는 말 그만 말해 네가 말했는데 그렇게 마음대로 살아 나는 벗겨진 채로 쫓겨났다 남겨진 뜨거운 손으로 온몸을 가린다
- 서지구
- 2022-04-28
네가 넘실거린다 이런 진부한 문장으로 시작해도 될까 나는 하나의 생 이런 말로 입을 다물 수는 없을까 차라리 눈에 보였으면 좋겠어. 너는 시를 쓰고 싶다고 했지 그럼 써 그게 마음처럼 안 된다고 했지 그래도 써 감상에 지나지 않는 문장을 쓰기 시가 별거 있니? 그렇게 말하는 나도 아무것도 적지 못해서 나는 네 시에 나오는 악당 너의 시를 내 마음대로 재단하고 그저 죽지 마 사소한 말로 너를 걸고 넘어지는 너는 시를 쓰고 싶다고 했지 네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 서지구
- 2022-04-02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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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지후야님 시 잘 읽었습니다. 뭔가 단호한 느낌의 전개가 매력적이었어요. 여기서 '너'는 어둠이군요? 그런가요? 너는 어둠을 택한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너는 원래 어둠이 아니었는데 어둠을 택했다는 것인가요? 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눈부시게 빛나는 것들에게 눈이 부서지는, 빛 속에서 침잠해가는.... 그렇군요. 음, 어둠도 빛의 부재,라는 게 어떤 깨달음이 되는 걸까요? 이 시에서 어떤 강렬한 이미지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빛 어둠, 침잠 말고 어떤 구체적인 것이. 좋은 시 많이 읽으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