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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발표] 미디어 박제

  • 작성자 서지구
  • 작성일 2019-01-10
  • 조회수 346

눈알 사이로 빛이 들어와
감기는 눈을 억지로 떴다
눈물이 샌다
눈이 감긴다

 

어둠, 네가 두렵다
너는 눈알 사이로 감겨들어
아무런 형체도 하지 않고
부재 속으로 물든다

 

닫혀가는 눈을 부릅뜨며 실명해가는
우리의 모습에
너는 어둠을 택했지
하지만 이건 몰랐겠다
결국 어둠도 빛의 부재라는 걸

 

우린 빛 속으로 침잠해가는 거야

 

초라한 카메라로 화려한 폭죽을 찍어대던 너
플래쉬가 터지자 너는 타버렸다

 

이제 아무런 이야기도 할 수 없지

 

우리는 눈부시게 빛나는 것들에게 눈이 부서지고 있는 거야

서지구
서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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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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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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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지구
  • 20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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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태운

    지후야님 시 잘 읽었습니다. 뭔가 단호한 느낌의 전개가 매력적이었어요. 여기서 '너'는 어둠이군요? 그런가요? 너는 어둠을 택한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너는 원래 어둠이 아니었는데 어둠을 택했다는 것인가요? 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눈부시게 빛나는 것들에게 눈이 부서지는, 빛 속에서 침잠해가는.... 그렇군요. 음, 어둠도 빛의 부재,라는 게 어떤 깨달음이 되는 걸까요? 이 시에서 어떤 강렬한 이미지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빛 어둠, 침잠 말고 어떤 구체적인 것이. 좋은 시 많이 읽으시길요~

    • 2019-02-10 15:18:03
    안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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