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7월 한줄 백일장 심사평

  • 작성자 웹관리자
  • 작성일 2012-07-23
  • 조회수 295

<7월 한줄 백일장 심사평>


- 이근화 -



타닥타닥, 쏴아아, 발보다 귀가 먼저 젖어든다.


올해는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참 반가웠어요. 비가 오면 발보다 귀가 먼저 젖게 되지요.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가 사람들의 마음도 흠뻑 적셔주었을 겁니다.


 


하루 종일 신발이 운다.


그런데 장마 기간 동안에는 비가 무섭게 옵니다. 천변 산책로가 쉽게 잠기고는 하지요. 그런 날 우산을 받치고 쏘다니면 발이 퉁퉁 붇습니다. 차라리 슬리퍼가 낫겠어요. 찌걱찌걱 미끌미끌 신발에게도 감정이 있는 걸까요.


 


하늘에서 직선으로 가득 찬 바코드들이 주룩주룩 내린다.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고 했어요(허만하). 빗줄기가 긋는 직선을 보고 누군가는 죽음을, 누군가는 바코드를 생각했겠지요. 회색빛 도시에 내리는 비는 정말 바코드를 닮은 것 같습니다. 비라는 특별한 상품에 가격을 매겨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침대에 누워 빗소리를 맞을수록 너에 대한 기억들은 촘촘해지고.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심수봉)이 있습니까? 꼬깃꼬깃 마음 속 깊이 접어두었는데, 흐린 날 노크를 하는 사람 말입니다. 내리는 빗소리와 함께 기억들은 촘촘해지고는 하지요. 그 빗소리가 아픕니다.


 


사방에서 비난이 후드득 쏟아집니다. 그것이 무서워 우산 뒤로 피해 숨지만 미처 가리지 못한 종아리는 세찬 비난 바람에 따갑게 아파옵니다.


힘들 때는 세상 모든 것들이 나를 공격하는 것 같습니다. 상처 받은 자는 달빛에도 마음을 베인다고 했어요(장석원). 그럴 때라면 빗줄기는 칼과 같지요. 그 빗줄기 속에서 온정을 느끼는 일도 당신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 [梨花] 타닥타닥, 쏴아아, 발보다 귀가 먼저 젖어든다.


 


- [이데알레] 사방에서 비난이 후두둑 쏟아집니다. 그것이 무서워 우산 뒤로 피해 숨지만 미처 가리지 못한 종아리는 세찬 비난 바람에 따갑게 아파옵니다.


 


- [노루꽃] 침대에 누워 빗소리를 맞을수록 너에 대한 기억들은 촘촘해지고.


 


- [韓雪] 하늘에서 직선으로 가득 찬 바코드들이 주룩주룩 내린다.


 


- [유안] 하루종일 신발이 운다.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