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노래-신경림]패러디
- 작성일 200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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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가난한 사랑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신 경 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 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패러디 한 시)
고달픈 고3 노래
-고생하시는 고3선배님들과 예비고3들을 위하여-
고3이라고 해서 잠을 모르겠는가
12시를 훌쩍 넘은 시간
독서실 창 밖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고3이라고 해서 잠이 없겠는가
놀러가자는 친구의 소리
텔레비전을 보는 가족들 웃음 소리 동생이 컴퓨터 켜는 소리
눈을 뜨면 멀리 멋모르고 뛰노는 중학생들 소리
고3이라고 해서 즐거움을 버렸겠는가
만화책 보고싶어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옷가게에 하나 남았을
새빨간 원피스도 사 입고 싶지만.
고3이라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손 위에 겹쳐지던 네 손의 따뜻함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서 내 쉬던 네 한숨
고3이라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고3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수능이 가까웠습니다. 고생하시는 고3 수험생 선배님들을 보면서
그리고 곧 고3이 될 제 자신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끄적여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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