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소감
- 작성일 2007-12-28
- 좋아요 0
- 댓글수 0
- 조회수 441
감사합니다. 특정대상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니, 사실은 특정대상입니다. 제가 소설을 쓰게 하고, 또 이러한 성과를 거두게 도와준 분들께 감사하다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그 감사의 범위는 특정 몇몇을 두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합니다. 이 세상의 만물이 제가 소설을 쓰도록 도와줬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등단하게 된 지금의 영광에서부터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감사할 대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납니다. 그것들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소설의 퇴고를 도와준 지인들, 창작의 모티브를 준 세세한 영감들, 소설을 쓰도록 힘을 준 격려들, 제가 소설을 쓸 수 있는 한 인간으로 존재하게 하도록 하신 분들, 그 분들이 제 탄생에 조력하도록 기여하신 분들... 계속, 계속, 끝없이 제가 감사할 대상의 목록은 제 인생, 아니, 인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끝없어집니다. 아니, 인간의 역사를 존재하게 한 생물의 역사, 그 생물의 역사를 존재하게 한 지구의 역사, 지구의 역사를 존재하게 한 우주의 역사를 끊임없이 거슬러 올라 무한대에 치닫습니다. 그러니까, 정말 정말 감사드린다는 겁니다. 이러한 경이로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 세계에 태어나서, 또 그 유기적 관계에 기여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이러한 제 심정을 이해하신다면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음을 여러분은 아실겁니다. 제 소설은 단순히 문학의 범주에 속했을 뿐이지만 지금 등단한 저의 심정은 제 문학적 성과에 대한 기쁨의 차원을 훨씬 넘어섭니다. 제게 소설은 저를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문학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 소설은 저를 표현했지만 문학의 틀을 넘어설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등단함으로써 이렇게 제 자아의 표현을 모두에게 보일 수 있게 됨으로써 문학을 넘어섰습니다. 제 소설이 넘어섰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소설로 저를 표현한 제가, 또 그 소설을 읽게 될 사람들이 문학의 차원을 넘어서 좀더 순수한 자아실현에 가까워지는데 성공을 했다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소설의 목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소설은 우리가 자아를 갖추어가고 실현하도록 돕는 매개체입니다. 저는 그 매개체를 이용해 드디어 자아실현에 한 발짝 다가섰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문학적 자아실현을 위해 더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