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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카스테라 中 아, 하세요 펠리컨> 패러디

  • 작성일 2009-07-06
  • 조회수 323

*원문

 

유원지라고는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저수지>다. 내가 볼 땐, 그렇다. 유원지의 근거를 들라치면 열세 척의 오리배와 경품크레인, 게다가 고장난 두더지잡기가 있다. 그것이 전부다. 경품크레인 속에는 바퀴가 돌아다니고, 올라오는 두더지의 머리는 하나뿐이다. 뿅 쿵딱 뿅 쿵딱. 행여 모르고 그걸 두들기다보면, 누구라도 바보가 된 기분이 든다. 꼴에 두더지는 윙크까지 하고 있다. 처음엔 모르고 오 분 동안 그 짓을 했다. 뿅 쿵딱 뿅 쿵딱. 인생에서 가장 심란했던 오 분이었다. 

 

*패러디

 

집이라고는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잠자는 곳>이다. 내가 볼 땐, 그렇다. 집의 근거를 들라치면 엄마와 아빠, 게다가 좀 덜떨어진 여동생이 있다. 그것이 전부다. 부모님은 잔소리만 쏟아내고, 초등학생인 동생은 머리가 없나보다. 이 구 십팔 구 이 십팔. 동생에게 구구단을 가르치다 보면, 누구라도 바보가 된 기분이 든다. 꼴에 동생은 왜 이렇게 못 가르치냐며 성질을 낸다. 처음엔 모르고 다섯 시간동안 그 짓을 했다. 이 구 십팔 구 이 십팔. 인생에서 가장 심란했던 다섯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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