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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의 「needle in the hay」를 배달하며

  • 작성일 2023-11-02
  • 조회수 1,334

시인 이수명
황유원┃「needle in the hay」를 배달하며
   건초 속에서 바늘을 찾는 것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없으면 당연히 찾을 수 없고, 있어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목적에서 해방된다면, 그래서 찾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면, 바늘 찾는 행위를 할 수 있다. “빨리 찾아지지 않아도” “빨리 찾아지지 않으면 않을수록” “영원히 찾아지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이라면 말이다. 찾지 않아도 좋은, 아니 어쩌면 찾지 않아야 하는 찾기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있다면 놀이와 다를 바 없다. 놀이에서는 무언가를 찾아내면 끝이 나는 까닭이다. 바늘 찾기라는 행위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다. 행위를 해야 찾든 찾지 못하든, 찾다가 찔려 “건초를 붉게 물들이는 행위예술”이 되든, “뭐가 됐든 좋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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