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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의 「needle in the hay」를 배달하며

  • 작성일 2023-11-02
  • 조회수 1,545

시인 이수명
황유원┃「needle in the hay」를 배달하며
   건초 속에서 바늘을 찾는 것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없으면 당연히 찾을 수 없고, 있어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목적에서 해방된다면, 그래서 찾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면, 바늘 찾는 행위를 할 수 있다. “빨리 찾아지지 않아도” “빨리 찾아지지 않으면 않을수록” “영원히 찾아지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이라면 말이다. 찾지 않아도 좋은, 아니 어쩌면 찾지 않아야 하는 찾기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있다면 놀이와 다를 바 없다. 놀이에서는 무언가를 찾아내면 끝이 나는 까닭이다. 바늘 찾기라는 행위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다. 행위를 해야 찾든 찾지 못하든, 찾다가 찔려 “건초를 붉게 물들이는 행위예술”이 되든, “뭐가 됐든 좋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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봬요 숙희 내일 봬요 그래요 내일 봬요를 처리하지 못해 그냥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내일 뵈요 라고 썼다가 그건 또 영 내키지가 않아 그럼 내일 뵐게요 라고 적어보니 다소 건방진 듯해서 이내 그때 뵙겠습니다 라고 고치자 너무 거리를 두는 것 같고 내일 봐요에 느낌표를 붙였다가 떼었다가 두 개를 붙였다가 떼었다가 갈팡질팡하는데 가벼운 인사를 가벼운 사람으로 당신이 나를 오해할까 잠시 망설이다 숨을 고르고 다시 봬요로 돌아온다 그런데 봬요를 못 알아보고 세상에 이렇게 한글을 이상하게 조합하는 사람도 있네 라고 하면 어쩌지 아니면 봬요는 청유형 존대어라 어색한 걸 모르냐고 되물을까 봐 아무래도 이건 안 되겠다 싶어져 내일 봅시다 라고 따따따 찍어보니 참나 이건 정말로 더 아니다 싶어 결국 내일이 기다려져요 라고 보내버리고는 손목에 힘이 풀려 폰을 툭 떨어뜨렸다 『오로라 콜』(아침달, 2024)

  • 관리자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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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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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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