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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을 깎는 동안

  • 작성일 2008-08-11
  • 조회수 1,174

낭독자 : 이안/이안

연필을 깎는 동안

이안



연필을 깎는 동안

나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이

아내도 새끼도 없이

대구 뉘 집인지 모를 데를 기웃거린다

아주 오래 깃들여 산 듯이

마당부터 마루부터 부엌부터가

반질반질 눈에 익다

붉고 따뜻한 아궁이 불이 자서

부뚜막이 알맞게 식고,

불 켜진 방에는 인기척이 없다

그러나 무슨 심산가

정작 집에 닿아서는 집을 등지고

세상의 불빛 아득히 건너다본다

먼 어둠 너머

나를 등지고 내게로 돌아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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