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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장의사

  • 작성일 2008-04-07
  • 조회수 710

낭독자 : 우대식/우대식

진달래 장의사

 

우대식




동강 낮은 물에서 낯선 밤을 지새고

호이 호이 높고도 괴이한 소리 들으며

새벽강을 빠져나왔다

언제나 뒤를 따르던 한 마리 삵이

허무를 부풀릴 따름이라고

모든 낯선 풍경을 거부했다

영월역으로 가다가 멈추어 선 자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의사가 그 곳에 있었다

오랜 건물에 대교약졸의 한글체로

다붓다붓 쓰여진 진달래 장의사

내 유언장을 깨진 얼음에 핀 매죽도(梅竹圖)처럼 새기나니

죽음 이후의 모든 일을 이곳에 맡긴다

모든 강이 끝나는 곳에서

백파의 잔해를 쓰다듬고

꽃피는 피안의 강가로 천천히 인도하는 곳

진달래 장의사

노란 장의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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