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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아프다

  • 작성일 2007-04-19
  • 조회수 333

낭독자 : 길상호/길상호

 

모르는 척, 아프다



술 취해 전봇대에 대고

오줌 내갈기다가 씨팔씨팔 욕이

팔랑이며 입에 달라붙을 때에도

전깃줄은 모르는 척, 아프다

꼬리 잘린 뱀처럼 참을 수 없어

수많은 길 방향도 없이 떠돌 때에도

아프다 아프다 모르는 척, 아프다

너와 나의 집 사이 언제나 팽팽하게

긴장을 풀지 못하는 인연이란 게 있어서

때로는 축 늘어지고 싶어도

때로는 끊어버리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감전된 사랑이란 게 있어서

네가 없어도 나는 전깃줄 끝의

저린 고통을 받아

오늘도 모르는 척,

밥을 끓이고 불을 밝힌다

가끔 새벽녘 바람이 불면 우우웅…

작은 울음소리 들리는 것도 같지만

그래도 인연은 모르는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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