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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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책과 우유 - 밤이 얼마나 깊었냐 하면 외 1편
쓰러지는 자는 십년 전 동심으로 바라보던 가지 끝 열매를 떠올릴 수 있다. 같은 동심으로 선인은 나무를 흔들며 웃음 터질 수 있다. 누구나 흔들리지 않는 꿈을 키울 수 있다. 사방 눈이 날리는 하늘을 뚫고 키가 자란다. 망가진 책을 망가진 가방 속에 넣은 채 자기 생활에 해코지하려는 생각 바꿀 수 있다. 서로 붙어버린 몇 십 페이지의 책장이 후회의 시간 훌쩍 뛰어넘는 동안 시선이 창밖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유처럼 쏟아지는 눈발에 믿음의 뼈가 단단해질 수 있다. 가슴에 쌓인 먼지를 털고 일어설 수 있다. 중단된 마음이 영영 발길을 끊을 수 있다. 그 사이 웃다가 울던 사람 깊은 잠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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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이달의 리뷰리뷰] 필름과 크로키의 환상적인 만남, 팀 버튼 전
하지만 어두운 배경과 캐릭터들의 행동들은 그의 작품이 순수한 동심이 아닌, 경각심과 여운이 남는 영상으로 시청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급격한 산업화에서 살아가는 캐릭터와 집단적 따돌림을 담은 배경, 그리고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반영하는 은둔형 외톨이 캐릭터까지. 변화되는 시대의 문제점들을 영화에 담는 것도 그의 작품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팀 버튼 전〉은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 파리, 토론토,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봄의 시작을 동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단순하고 특이한 그림들과 영화이지만 결코 유치하지 않은 그의 작품들이 〈팀 버튼 전〉 안에 있습니다. 상상력이 메마른 지친 삶 속에서 물음표로 시작했던 하루는 그의 삶이 담긴 전시관을 돌아보는 순간 느낌표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글틴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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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책방곡곡] 경북 영주 샘터서점(3회)
동시는 역시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묘약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 동시만 읽었다 하면 모두 착한 어린이가 되어버리니! 동시는 시와 달리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어린이들의 삶을 가지고 쓰여야 어린이들이 관심을 가져요. 어린이의 삶을 떠난 공허한 말장난으론 좋은 점수를 받긴 힘들어요. 현대 물질문명 속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지렛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동시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미경 : 그럼 저부터 한 편 열겠습니다. 도토리 모습에서 떠올린 착상이 한순간 아주 재치 있고 재밌게 잘 표현되어 골랐어요. (낭독) 각자 동시 이야기를 나눠 보지요. 도토리 안전이라면 우리가 으뜸이에요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게 어릴 때부터 안전모 썼다니까요. - 「도토리」 전문(24쪽) 의상대사 : 내용이 신선하고, 자연을 보고 느낀 관찰력이 대단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