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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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마로니에백일장 참가후기]일상속의 판타지, 마로니에 백일장 축제
마로니에 백일장 참관기를 쓰는 자리에서 축제와 공연 이야기를 왜 이렇게 장황하게 풀어 놓느냐 의아해하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마로니에 백일장에 참여하기 위해 공원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 광경에 잠시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전날, 대전 청소년 마임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하고 새벽에 올라와 한 시간가량 늦게 도착했다. 당시 대학로엔 스쿠터를 타고 왔는데 그것을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공원 뒷문 쪽에 있어서 이를 세우고 들어오는 길이었다. 한눈에 공원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때였다. 나는 일상을 걷다 어떤 판타지를 만나고 말았다. 대학로에서 몇 년 살았기에 마로니에가 가지고 있는 그 일상성이 내겐 짙게 배어 있었다. 또한, 마로니에 공원에서 거리 공연을 여러 번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이 느낌이 더 진하게 다가온 것 같다. 나는 거리극의 한 장면을 만난 것만 같아 잠시 멈추고 가만히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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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마로니에백일장 참가후기]참가기를 빙자한 여자의 인생 풀이
아무래도 그 일이 없었더라면 여자가 이 청명한 하늘 커다란 창 옆에 앉아 마감시간에 맞춰 급하게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 것이며, 할머니를 병원에서 다시 모시고 올 시간이 없어 백일장 수상 목적의 글을 쓰며 언니와 싸우지도 않았을 것이다. 글을 쓰다 날벼락 맞은 꼴로 잠시 집에 들른 신혼의 언니에게 카카오톡 친구 차단을 당해야 했고, 글쓰기는 갑자기 언니 이야기가 나오면서 삼천포로 빠졌으며, 싸우느라 시간을 허비한 나머지 글씨를 휘갈겨 쓰며 급하게 원고지에 옮겨 달려달려 접수를 겨우 했더랬다. 이 핑계를 삼아 수상을 하지 못한 원인으로 삼고 있다. 시인에게 메일을 보낸 이후로 인연이 되어 옳은 일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백일장에 응원 차 온 소설가 친구와 일찍 접어버린 음악을 동경하며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 공연을 볼 시간도 갖게 되었으며, 문학 관련 행사에서 영상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난 인연들을 행사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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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마로니에백일장]심사평
[제31회 마로니에전국여성백일장 심사평] 시 부문 심사평 올해도 많은 참가자들이 마로니에여성백일장을 빛내 주었다. 편편이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정성된 마음, 가족을 사랑하는 참된 마음으로 가득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성장했다고는 해도, 아직 가정의 일우(一隅)에서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어머니, 또 누이들이 그들의 문재(文才)를 능히 펴지 못하고 꼭꼭 여미고만 있었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모든 어머니와 누이 들이 사실은 그들의 헌신과 사랑에 대해 모두 그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무등(無等)’의 칭송을 들어야 마땅하겠으나, 단풍과 은행잎이 그 미(美)를 겨루듯 오늘은 그 문재를 겨루는 한 축제의 장에 임하여 더러는 낮은 자리에서 더러는 높은 자리에서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오늘 우리 모두가 꾸미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올해 시 부문의 참가작들은 예년에 비해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