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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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자연학교
있는 학교, 곧 지구에서 없어질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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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여름학교
윤제림 여름학교 집도 밭도 둥둥 떠내려간 저녁 남은 몸뚱이들만 교실에 모였다 “죽고만 싶어요.” 말만 붙여도 눈시울에 물이 넘는다. 산소까지 모두 쓸려 내려서 잠자리를 잃은 귀신들도 복도 창문에 매달렸다 현고학생부군, 눈썹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후일담(後日譚) 중종임금 때 진사 윤결(尹潔)은 두 개의 호(號)를 번갈아 썼다. 취했을 땐 취부(醉夫), 깨었을 때엔 성부(醒夫). 홍문관에서 일하던 어느 날, 을사사화로 억울하게 죽은 친구를 위해 이렇게 말한 죄로 죽었다. “안명세(安明世)를 참한 것은 잘못이다.” 취부는? 아직도 피마(避馬)골 빈대떡집에 앉아서 성부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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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놀이터 학교」외 6편
놀이터 학교 랄라 내가 올라가면 친구는 내려가고 내가 내려가면 친구가 올라간다는 걸 시소 타며 배우고 미끄러져 내려오며 올라가는 것만큼 내려오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는 걸 미끄럼틀 타며 배우고 몸을 낮춘 만큼 발을 세게 구른 만큼 더 높이 뛰어오른다는 걸 퐁퐁 타며 배우고 마스크 벗은 날 눈만 봐도 누구인지 다 알았는데 눈, 코, 입 다 보이니 누구인지 모르겠다 야, 너 마스크 써 봐 친구 계산법 난 빠삐코 민규는 수박바 내가 오백 원 내밀며 수박바 계산해 주세요 민규가 오백 원 내밀며 빠삐코 계산해 주세요 -너희 왜 이렇게 하는 거니? 친구니까요. 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딴! 이에요. 딴 곳, 딴 노래, 딴 장난, 딴생각, 딴 친구, 딴 대답, 딴 책··· 엄마 아빠도 해 봤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