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문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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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문장 > 문학집배원 > 문장배달 한수영, 「플루토의 지붕」 중에서
한수영, 「플루토의 지붕」 중에서복잡한 건 김 약사도 마찬가지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세탁소 뒤 공터 허수아비가 사랑에 빠졌으면 빠졌지 삼촌이 빠질 줄은 정말 몰랐다. 우주만 상대하는 삼촌에게 사랑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삼촌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면 기꺼이 축하해줄 수 있었다. 정육점 아줌마처럼 생긴 외계인과 사랑에 빠졌다 해도 축하해줄 수 있었다. 우리는 친구 사이니까. 하지만 왜 하필 우리 엄마냔 말이다. 나는 깔따구한테 사랑 고백을 받은 것처럼 기분이 그랬다. 내 기분과 상관없이 약국 안채에서 삼촌은 설거지를 하다 말고 멍하니 서 있었다. 개수대 속 빈 그릇처럼 마음이 달그락거려 설거지도 할 수 없었다. 삼촌은 어디선가 들은 말을 떠올렸다. 사랑의 기술은 훈련과 학습을 필요로 한다고. 그렇다면 학습 안 되고 훈련받은 적 없는 이 낯선 감정의 실체가 일명 사랑이라는 걸까? 학습이 안 되어 이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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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문장 > 문학집배원 > 문장배달 한수영, 「파이」를 배달하며
미현은 『퀴즈백과』와 『일반상식대사전』을 반복해 보았다. 깊이 생각할 것 없이 단답형의 답을 외우고 확인하는 일에 기쁨을 느꼈다. 기다리는 일이 생겼다는 사실이 미현을 달라지게 했다. 식욕이 살아났고,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며 노는 아이들이 사랑스러워 울컥했다. 저녁 무렵 부엌 창가에서 서성거리는 일이 사라졌고, 남편의 벨 소리에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프라이팬을 꺼내다 그 뒤쪽에 감춰둔 술병을 발견했지만 조금도 마음이 가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윗집 여자는 눈에 띄게 달라진 미현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한수영, 「파이」, 『바질 정원에서』, 도서출판 강, 2023,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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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문장 > 문장의소리 > 방송듣기 제61회 한수영 소설가, 엄혜숙 그림책작가
바람 - 박은옥 =====================================================================<초대작가>한수영 (소설가)1967년 전북 임실 출생. 덕성여대 약학과 졸업2002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소설 부분에 「나비」가 당선되어 등단 2004년 장편소설 <공허의 1/4>로 제28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2006년 소설집 <그녀의나무핑궈리> 출간 <이야기 손님>엄혜숙 (그림책작가, 프리랜서 출판기획자)서울 출생 연세대 독문과 졸업저서로 "혼자 집을 보았어요", "누가 똑똑 창문을 두드리지?", "두껍아 두껍아!" 등이 있으며번역서로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시리즈와 "꼬마 곰" 시리즈, "이야기 이야기", "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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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글틴소식 > 알립니다. 제6회 우수문학도서 독서감상문 공모 수상자 발표
대상 이소영(대구도원고2-3)―우리의 거울 핑궈리(한수영『그녀의 나무 핑궈리』) <일반부> 최우수상 안지나(서울 강남구)―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권성우『논쟁과 상처』) 우수상 김혜영(서울 도봉구)―막연한 슬픔에서 무늬로의 짜깁기(오정희『내 마음의 무늬』) 김소연(인천 계양구)―김중혁이라는 나무 지도로 매만져본 한국문학이라는 해안선(김중혁『펭귄뉴스』) 장려상 한승우(경기 고양 일산구)―남들이 보지 않을 것 같은 책을 읽으면(김명화『카페 신파』) 배재형(서울 중랑구)―건조한 도시의 우울, 어느 비 오는 날-그리운 상징(조동범『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 김세정(서울 동작구)―23살, 17살 어머니와 대화하다(이근미『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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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소식 > 공지사항 제6회 우수문학도서 독서감상문 공모 수상자 발표
대상 이소영(대구도원고2-3)―우리의 거울 핑궈리(한수영『그녀의 나무 핑궈리』) <일반부> 최우수상 안지나(서울 강남구)―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권성우『논쟁과 상처』) 우수상 김혜영(서울 도봉구)―막연한 슬픔에서 무늬로의 짜깁기(오정희『내 마음의 무늬』) 김소연(인천 계양구)―김중혁이라는 나무 지도로 매만져본 한국문학이라는 해안선(김중혁『펭귄뉴스』) 장려상 한승우(경기 고양 일산구)―남들이 보지 않을 것 같은 책을 읽으면(김명화『카페 신파』) 배재형(서울 중랑구)―건조한 도시의 우울, 어느 비 오는 날-그리운 상징(조동범『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 김세정(서울 동작구)―23살, 17살 어머니와 대화하다(이근미『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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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소식 > 공지사항 [알림] 제6회 우수문학도서 독서감상문 공모 수상자 발표
대상 이소영(대구도원고2-3)―우리의 거울 핑궈리(한수영『그녀의 나무 핑궈리』) <일반부> 최우수상 안지나(서울 강남구)―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권성우『논쟁과 상처』) 우수상 김혜영(서울 도봉구)―막연한 슬픔에서 무늬로의 짜깁기(오정희『내 마음의 무늬』) 김소연(인천 계양구)―김중혁이라는 나무 지도로 매만져본 한국문학이라는 해안선(김중혁『펭귄뉴스』) 장려상 한승우(경기 고양 일산구)―남들이 보지 않을 것 같은 책을 읽으면(김명화『카페 신파』) 배재형(서울 중랑구)―건조한 도시의 우울, 어느 비 오는 날-그리운 상징(조동범『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 김세정(서울 동작구)―23살, 17살 어머니와 대화하다(이근미『17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