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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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노벨 화학상을 받을 노래 외 1편
노벨 화학상을 받을 노래 권민경 공대생처럼 말하고 싶어. 나는 그가 경이롭고 그는 내가 경이롭다지만 나는 노래하는 사람들 틈에서 차라리 공대생처럼 말하고 싶어. 아님 동물의 말도 좋지만 아름답고 단순한 말은 자꾸 털갈이를 해대서 종잡을 수가 없어. 단순하지가 않아. 단순하지가 않아. 친근한 포유류. 반가운 조류들. 메마른 감정과 동물들 앞에서만 눈물짓는 사람. 공돌이라 놀리지 않을게요. 지금의 말보다 더 쫀득한 말을 혀 위에 굴리고 싶어. 아빠의 협심증과 혀 밑에 넣고 있는 니트로글리세린. 그런 짜릿함을 혀 위에 굴리고 싶어. 니트로글리세린이 폭발하기 전에 혈관을 확장시켜주러 왔어요. 고마운 일이지 고마운 일이야. 나는 화학적이고 물리적인 인사를 하고 싶지만. 그런 말을 모르니까. 알고 싶어 죽겠으니까. 차라리 외국인처럼 말하고 싶어. 불가리아나 과테말라의 말. 언어가 아닌 습관을 말하고 싶어. 태도를 말하고 싶어. 기후와 풍토를 말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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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마른 우물 - 노벨 화학상을 받을 노래 외 1편
;마른 우물 -폐소공포증 권민경 떨어지기 직전 물방울 떨어지기 직전 좁은 몸의 직전 검고 깊은 것들이 몰려와 밤을 새운다 열이 나는 목덜미로 갇히기 싫은 손들 올라가고 기어 올라가고 남은 것은 주름진 내벽 할퀴면서 내장을 움켜쥐며 떨어지네 나는 이해받을 수가 없어 이해할 수가 없어 좁은 구석에 앉아 밤을 새운다 공간을 무서워하며 나란 구멍을 무서워하며 정수리에 떨어지는 한 방울 몸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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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제8회 문장청소년문학상_우수상_비평&감상글]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고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라이너스 폴링은 미국의 화학자이자 과학자의 윤리성에 대해 말할 때 하버와 함께 꼭 언급되는 사람이다. 폴링의 대중적 인지도는 하버보다 훨씬 높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 한 번 타기도 어려운 노벨상을 두 번, 그것도 전혀 다른 분야인 화학상과 평화상 부문에서 탔으니 말이다. 먼저 노벨 화학상을 가져다 준 그의 위대한 업적은 분자구조를 이루고 있는 화학 결합에 있어서 원자궤도의 혼성화와 공명 등에 관한 개념을 정립한 것이다. 풀어쓰자면 각 원소의 원자들이 모여 적절한 방법으로 결합하여 분자를 이루고, 이러한 분자들이 모여 이 세상 모든 물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도록 원자의 가장 기본적인 결합 방법을 설명한 것이다. 이것을 통해 복잡한 유기화합물이나 전이금속화합물의 모양을 설명 가능하게 해주어 물리화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다음으로 평화상을 가져다준 업적은 반핵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