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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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더럽고 흉악한 문학(적 삶)
그러나 사람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부동산 가격이 유지되거나 더 올라야 한다는 주장을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의 약속은 어떤 특권층만을 위하는 통치의 차별로 공공연하게 작동한다. 냉소하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2) 박민규, 「갑을고시원 체류기」, 『현대문학』 2004년 6월호. ; 박민규, 「갑을고시원 체류기」, 『카스테라』(한국문학전집 20), 문학동네, 2014, 290쪽. 3) 김애란, 「베타별이 자오선을 지나갈 때, 내게」, 『창작과비평』 2005년 겨울호, 255~256쪽. 이 작품은 소설집 『침이 고인다』(문학과지성사, 2007)에 묶일 때 「자오선을 지나갈 때」로 제목이 수정되었다. 4) 김사과, 「나와 b」, 『창작과비평』 2008년 겨울호. ; 김사과, 「나와 b」, 『영이』, 창비, 2010, 137쪽. 5) 슬라보예 지젝, 이수련 옮김,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 인간사랑, 2002, 62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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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자오에게
아주 긴 세월을 그 자세로만 앉아 있었던 것처럼 카페의 움직이는 소음 속에서도 자오의 실루엣은 견고했고 그를 닮아 과묵할 듯한 그림자는 그의 등 뒤 사선에서 묵묵히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눈화장도 하지 않았고 하이힐도 신지 못한 내가 다가가 곁에 앉자 자오는 다소 놀란 얼굴로, 하지만 여전히 긴장감을 찾을 수 없는 자연스런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는 나에게 담배를 권했지만 나는 사양했다. 그리고 자오는, 불법 체류자여서 해고된 것과 거금을 들여 나와 연결된 브로커에게서 산 위조 비자와 여권이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그 얘기를 천천히 시작했다. -갈 곳이 없습니다. 고시원엔 세 달째 방세를 못 내서 더 이상 있을 수도 없고요. 그러니까 그는, 내가 그를 도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거였다. 그가 마시던 식은 커피도 바닥을 보일 즈음, 나는 자오보다 대여섯 발자국 앞서 걸으며 카페를 나와 내가 일하는 중개소 사무소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