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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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기어가는 기분
기어가는 기분 고영민 뱀을 보았다 뱀은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낮은 풀들 사이를 꼿꼿이 선 채 걸어가고 있었다 길고 검은 그림자 하나가 같은 보폭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끈이 풀린 것처럼 나는 갈림길에 서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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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빛 장례식장
빛 장례식장 고영민 광주 송정역 건너편 빛 장례식장 빛이 죽으면 어둠일 터 조문객이 되어 나는 생각하고 사나흘, 이 고장에서 지내다 보면 빛이 태어나 살다가 어떻게 죽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은데 눈을 감고 묻네 물항아리에 담겼던 죽은, 오늘 빛의 장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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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왜가리
왜가리 고영민 아파트 관리실에서 단지 내 연못에 금붕어와 비단잉어를 풀어 놓고 그 위에 그물망을 덮어 놓았다 얼마 전부터 연못가에 왜가리 한 마리가 온다 덮어 놓은 그물망 때문에 금붕어나 비단잉어를 잡아먹을 수 없는데도 왜가리는 매일 온다 매일 와 외발로 서서 노니는 물고기를 쳐다본다 그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는 듯 한동안 금붕어와 비단잉어를 미동도 없이 쳐다보다 큰 날개를 펼쳐 어딘가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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