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새해
새해 권민경 어떤 사람의 해가 뜨는 동안 어떤 사람의 해는 진다 믿기지 않아 태어난 진 너무 오래되었고 죽을 나를 나는 모르고 시작과 끝은 외부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데 자전 공전 심술 난 이공계생 인생의 목표가 겨우 교수라니 넘 시시하지 않니? 깔깔 웃고 흩어진다 심술 난 수료자들 동짓날 가장 사랑하는 교수님께 편질 쓴다 선생님 선생님 때문에 시인이 되었습니다 시인 되었? 습니다 겨울의 달처럼 떠 있는데 언제 지는 건지 다시 떠야 하는지 좀처럼 알 수가 없습니다 교수님도 모를 것이다 아는 척하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뭘 믿어야 하지? 다 믿기질 않는데 해가 뜨고 진다는 것도 아기가 죽고 신이 있다는 것도 엄마아빠의 자식이며 나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게 내 영혼이라는 것도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잠시 스쳤다가 사라지는 반짝임
권민경 시인의 위트와 "사랑한다"는 저 말에 기대어. 7) 위의 책, 「허무주의 시대에 삶의 의미 찾기-옮긴이 해설」, 416-417쪽. 작가소개 / 박상수 시인, 문학평론가. 시집으로 『후르츠 캔디 버스』, 『숙녀의 기분』, 『오늘 같이 있어』가 있고, 평론집으로는 『귀족 예절론』, 『너의 수만 가지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줄게』가 있음. 《문장웹진 2019년 08월호》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오래된 신생
시인 스스로 “세월의 미시성을 강의 깊이로 흐르다가 문득 마주치는 어머니와도 같은”(「당선소감」) 유산을 얻었노라고 고백하고 있지만, 시인은 “요즘의 유행과도 한 발 떨어져 있는”(「심사평」) 정통 언어를 통해 자신의 아팠던 내력과 화해하고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적 대상으로 어머니를 불러온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가족’은 아니어도 사람살이의 내력을 담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강은진(문화일보)과 권민경(동아일보)의 시편이 여기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