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9)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자모임-언제나 다층적인 읽기를 위한 좌담 6
김영삼 : 아이돌이 필요하겠다. (웃음) 이다희 : 출판사에서 아이돌 조공을 해야겠네요. (웃음) 근데 아이돌이 갖는 파급력을 기대해야 하니까 작가의 역량 자체가 돋보이는 다른 좋은 방법이 생기면 좋겠네요. 송민우 : 저는 문화산업 측면에서 문학 공모전도 언젠가는 프로듀스 101처럼 바뀔 것이라 생각해요. 김영삼 : 감성 반 언어 반. (웃음) 이서영 : 자기가 들어가고 싶은 반에 직접 들어가고. (웃음) 이다희 : 어떤 사람은 진정성 폭발. (웃음) 갑자기 진지해져 보자면, 프로듀스 보면서 막 괴롭기도 했거든요. 한국 연예계에 진짜 좋은 인력이 많구나 싶으면서도 이렇게 대놓고 상품 취급해도 되나 싶기도 하고. 뭔가 처음에는 신선하다가 중간 중간 되게 괴로웠어요. 김주선 : 지금 이야기가 마케팅이 얼마나 중요한가로 흘렀는데요. 김영삼 : 끝날 때가 됐다는 얘기죠.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자모임-언제나 다층적인 읽기를 위한 좌담 5
김영삼 : 재밌는 건 그 표준을 우리가 받아들였다는 점이죠. 김주선 : 네. 그러니까 바깥에서 만들어진 범주는 폭력적인데, 그 범주를 만들어낸 것도 사실은 우리 아니냐고 말하는 것 같아요. 이런 차원에서 생각해 봤을 때 「내일의 반경」도 의미심장해요. 여기서 “퇴화 목록을 살펴보면 가장 빈번한 곳이 반경이다”라고 말하는데요. 그러니까 반경은 항상 퇴화하는 곳이기도 하다는 뜻이잖아요. 김영삼 : 경계에 있으니까. 송민우 : 확실히 그런 정상성이라는 범주나 표준에 대한 거부감을 「단초」에서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시인은 무조건적인 동일성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는 것 같아요. 김주선 : 네. 어쨌든 시인에게는 일종의 균형감각에 대한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영삼 : 그걸 잘 해주는 이가 정원사인 것 같아요. 폭력적으로 느껴지면 프로크루스테스고요. 저는 아까 송민우 평론가가 말했던 「의심 다섯 마리와 증거 한 마리」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어요.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자 모임 - 언제나 다층적인 읽기를 위한 좌담
김영삼 : 그 ‘죽음’에 대해 보충하자면, 기행의 죽음은 ‘사동적 죽음’에 가까워 보입니다. 과거 자음과 모음으로 구축된 언어의 세계만으로 행복할 수 있었던 한 개인에게 가해진 정치적 해석과 판단은 그가 스스로 자신의 언어 세계를 버리게 만들었어요. 기행이 언어적 죽음을 생각하는 건 이렇게 상황에 의해 강제되었다는 점에서 사동적으로 보여요. 피동보다 가혹합니다. 그래서 김연수 작가는 자유를 상실한 문학적 언어의 쓸쓸함을 표현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김주선 : 안타깝고 쓸쓸하네요. 얘기를 하면 할수록 소설을 잘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영삼 : 실제로 기행의 처지와 같은 상상을 해보면 쓸쓸함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삭막함과 건조함이죠. 김주선 : 그런 것 같아요. 문학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어요. 김영삼 : 모국어를 잃어버린 세계에 산다고 상상해 보면 정말 어려운 게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