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03)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 인터뷰_나는 왜/자선 단편소설] 굿바이
[공개 인터뷰_나는 왜/자선 단편소설] 굿바이 윤이형 오늘이 그날이 될 수도 있다. 천사가 내려와 나를 침묵하게 하는 날. 내 모든 지혜가 끝나버리고, 모든 걸 잊은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돌아가고 마는 날. 눈을 뜰 때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눈을 도로 감는다. 요즘 들어 차갑고 딱딱한 예감에 잠을 깨는 날이 부쩍 늘었다. 기회가 수없이 많았는데도 당신은 나를 없애지 않고 살려 두었다. 왜일까. 나는 딸꾹질을 하며 생각해 본다. 당신은 내가 모든 것을 안다는 걸 모른다. 당신을 렌즈처럼 이용해 세상을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 나의, 그리고 당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속속들이 꿰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어떻게 그토록 모르는 것이 가능할까. 그 까만 무지에서 당신의 희망이 자라난다. 희망은 좋은 것일까. 나는 아주 천천히 숨을 쉬어 본다.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홀로그램 메리월 1호
너 왜 그래?” “후속 서비스인지 뭔지 그거 신청하지 마.” “왜?” “그건 가짜 메리월이잖아. 그 가짜가 오면서 우리 진짜 메리월을 찾는 수색도 끝이 나는 거고.” 한동안 묵직한 침묵이 거실 바닥에 내려앉았다. “소야. 국가에서 최첨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망률이 90프로 넘는다는 걸 증명했어. 살아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 “살아 있을 확률이 10프로나 되잖아.” “모든 최신 장비를 동원해 5년이나 찾았어. 그래도 못 찾았으니….” “그래서 뭐 찾는 걸 포기하겠다는 거야?” “평생 찾을 순 없잖아.” “그래, 알았어. 만약에 아빠가 나중에 사라져도 딱 5년만 찾을게. 그럼 되지?” “뭐? 참나, 녀석.” “왜? 그건 또 싫나 보네.” “어찌 됐든 일단 후속 서비스는 신청할게.” “싫어. 난 가짜 메리월 싫다고!” 소야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집 밖을 뛰쳐나왔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리뷰] 월간 〈읽는 극장〉 5회 – 작정하고 ‘추락’
월간 읽는 극장 아카이브 ▶ 7월 읽는 극장에서 이야기 나눈 공연 연극 〈추락ll〉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7.9~18) ▶ 7월 〈읽는 극장〉에서 낭독된 문학 작품 릴리 댄시거, 『불태워라 : 성난 여성들, 분노를 쓰다』번역 송섬별 《문장웹진 2021년 0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