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7)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존재의 영역으로부터 죽음을 몰아내는 천야일화(千夜一話), 박상륭 소설 읽기
신과 인간을 이원론적으로 이해하는 니체의 철학은 오히려 비판 대상을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박상륭은 연금술의 사상적 기반이 된, 그노시스교의 교리에 주목한다. 중세 기독교 이단 종파인 그노시스교는 신과 인간 사이의 심연을 부정하고, 자신을 깨닫는 것이 신을 깨닫는 일이며, 인간의 자아와 신의 신성은 동일하다고 믿는다. 신은 결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심원에 숨어 있는 신성을 발견하고 표출하는 것이야말로 구원에 도달하는 방법으로 본 것이다. 특히 기독교 신약의 신은 자연적 신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문화적 신으로서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처음부터 인간의 내부에 깃들어 있는 존재이다. 예수 역시 항상 인자(人子)를 자청하였으며, 한 번도 신과 인간을 이원론적으로 구분한 적이 없었다. 결국 니체는 죽일 수 없는 신을 죽이는 오류를 저질렀으며, 신을 부정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 스스로의 신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책을 설계하는 사람들-출판기획자
= 니체의 책을 즐겨 읽어요. 재수 없죠! 그래도 할 수 없어요. 가장 인상 깊게 읽었으니까요. 정말 재밌거든요. 니체의 생각들을 접하면서 제가 엄청나게 변했어요. 하나만 소개하죠. 니체의 작품 중에 이런 말이 나와요. 강한 자와 약한 자에 대해서요. 니체는 강한 자를 “자신을 긍정하는 자”라 했구요. 약한 자는 “타인을 부정하는 자”라 정의했죠. 이 말을 접하는 순간 저는 저 자신을 긍정하면 할수록 강한 자가 될 수 있는 거가 되는 거잖아요. 사실 강한 거시기 컴플렉스가 있거든요. 우리 관념에서 강한 자는 ‘카리스마’잖아요. 그리고 항상 다른 사람을 끌어들여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잖아요. 이때 니체의 말은 전복(뒤짚기)였어요. 《도덕의 계보》 《선악을 넘어서》 그리고 《천개의 눈, 천개의 길》(고병권 지음) 등이 인상 깊은 책이었습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몸에서 출발하여 마음의 우주에 이르기까지
문제는 신이라는 추상성을 구상화하려하면, 구상 쪽에서 하나의 대안이 드러나야 하는데, 그것이 니체의 ‘초인(超人)’이죠. 신이라는 추상적인 존재가 구상화를 통해서 드러난 게 초인인데, 그런 의미에서라면 초인은 구상화된 이미지기 때문에, 우리가 너무 형이상학적으로 따져야 될 인물이 못되죠. 그래서 실제로 니체의 초인은 이 땅에서 치정(治定)하는 사람들 속에서 찾아야 되는데, 그래서 어느 포인트까지 성공적인 초인은 히틀러이기도 하고, 현재 포인트까지의 성공적인 초인은 김정일일 수도 있고 이런 식으로, 히틀러의 초인은 구상적으로 치세에서 찾게 되는데요. 거기에 반해 구상적인 것을 추상화하는 것이 동양적인 사람들의 사고방식의 한 전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천축국에 가면 나무도 추상화하기 때문에 신이 되고, 돌까지도 전부 신으로 변해 버리죠. 그래서 천축에는 신들이 버글버글하고 새삐렸습니다. 그래서 천축국 사람들이 부자로 잘사는 서구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하답니다. 천하 없이 가난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