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색깔의 착란
세기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묘를 찾아 이라클리온 시내를 이 잡듯이 뒤진 것도 기억에 남는다. 지도에 명징하게 표시되어 있는 무덤. 그러나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올 것 같은 근육질의 사내들이 거리를 활보하면서 에게 해의 펄떡거림을 전해 주는 곳. 우리는 이 생기발랄한 그리스인들에게 무덤에 대해 물었지만 그들이 가리킨 곳은 니코스 카잔차키스라는 술집, 니코스 카잔차키스라는 카페 등이었다. 거리에 널려 있는 수많은 니코스 카잔차키스들. 그들의 손가락을 따라가다가 나는 순간 숨이 멎었다. 하얀 간판 바로 아래 새빨간 고기 덩어리들이 거꾸로 매달려 대롱거리는 정육점. 그것은 가죽이 벗겨진 토끼들이었다. 피로 범벅된 토끼의 긴 귀가 창문에 딱 붙어 정육점 안을 구경하는 내 목 근처를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팬시 제품 같은 이국적인 간판 아래로 날고기가 흔들리는 순간. 내 안에 갑작스럽게 찾아든 정적.
-
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수필 산투르 리듬과 자유의 춤
나는 자유다.”라고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묘비명에 적은 것처럼 어떤 바람도 없이, 어떤 두려움도 없이 그냥 자유를. 작가소개 / 장금식 난감과 불편을 오가는 삶, 그 뒷모습이 궁금해 오늘도 키보드를 좇는다. 《아르코문학창작기금》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그리스 인 조르바 외 1편
그리스 인 조르바 밥 먹을 땐 밥 먹는 데만 갈탄 캘 때는 곡괭이질에만 키스할 때는 촉감 자체에만 몰두하는 책임의식 전혀 없는 인간망종 이런 남자 만나는 건 강진 화산폭발 쓰나미 이상의 재앙 쉬고 있는 심장과 거대한 광견, 사나운 야수의 영혼까지 다 가진 카잔차키스 원시의 탯줄이 매달린 채로 좌충우돌 질주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 절대로 마주치고 싶지 않는 이 재앙을 딱 한 번은 닮아 보고 싶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