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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예지아카이브즈 기고문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지 지원사업의 흐름과 그 양상
작가에 대한 직접 지원은 문학창작기금 지원 방식으로 각 장르별 작가들을 선정하여 6백~1천만 원의 일시금 지원을 이전부터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 작가들에 제한되어 지원되는 양상이기 때문에 보다 폭넓은 작가들에 대한 지원 방식으로 채택한 것이 '우수문예지발간지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과거에 진행되어 왔던 '문예지원고료지원' 사업과 유사하다. 우수문예지에 대한 발간 지원 사업이 작가의 원고료 인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70년대 진행된 원고료 지원 사업의 경우 지원을 받는 문예지에 게재된 원고에 한해서 원고료 인상이 되었으나 지원을 받지 않는 문예지들의 원고료까지 인상시키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이는 2010년대 들어와 진행된 '우수문예지발간지원' 사업 역시 동일하다. 원고료만으로 생활하는 전업 작가의 수는 현저하게 적으며 대부분의 작가들은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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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예지아카이브즈 기고문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 지원 사업, 어떻게 할 것인가
정권이 바뀐 지금 문예위 역시 정상화를 도모하는 중이며, 그 일환으로 중단됐던 문예지 지원 사업 등 문학 지원 사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재개되는 지원 사업이 단지 명목만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원의 목적과 대상, 방식 등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 현재의 한국문학을 진단하고 지원의 초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정해야만 현재의 문학 장에 긍정적으로 개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문예위로부터 재개되는 문예지 지원 사업을 포함한 문학 지원 사업의 역할과 목적, 지원의 방식 및 초점 등을 정하기 위한 일종의 방향 제시를 요청받아 쓰게 된 기고문이다. 사실 나는 이런 막중한 이야기를 감당할 깜냥이 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문예지 편집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문단의 생리에 밝은 다른 사람들도 많을 텐데 왜 내게 이런 글을 청탁한 것인지도 의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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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먹고 싶다, 수박
강력 접착제가 땅과 내 발바닥을 붙여 놓은 느낌이 들었다. 지원이와 민아가 나를 잡아 당겼지만 내 발은 떨어지지 않았다. “지원아, 이건 아닌 거 같아.” “뭐가, 아냐. 빨리, 갖다 놓고 가자. 에이, 짜증난다, 정말. 망할 수박.” 지원이 말이 거칠어졌다. 얼굴도 많이 일그러졌다. “너 가기 싫으면 내가 할게. 가방 이리 줘. 어차피 내가 땄으니까, 내 꺼잖아.” 지원이가 가방을 잡고 뺏으러 들었다. 나는 가방을 강하게 잡았다. 그러나 지원이 보다는 내가 힘에 있어서 한 수 위다. 지원이는 힘이 약해 맘대로 되지 않자, 발을 구르며 식식거렸다. 눈에선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 “너 정말 왜 그래? 너만 양심적이야? 나는 도둑이구?” 지원인 말을 하다보니까, 더욱 화가 나는 모양이었다. 마침내 우리가 친한 친구라는 것도 잊어버린 게 틀림없었다. 나에게 이런 말을 쏟아 놓고 뛰어 가버렸다. “그래, 잘난 니가 알아서 해. 난 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