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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인터뷰 나는 왜 조해진 소설가 자선 단편]PASSWORD
[공개인터뷰_나는 왜] [조해진 소설가 자선 단편] PASSWORD 조해진 1 서울에 대한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서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나 같은 불우한 인간을 위해 뭐든지 해줄 수 있다는 식의 과잉된 친절과 배려를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내게는 자주 불안감이 엄습했다. 내 자리가 없는 곳, 내가 없을 때만 비로소 완벽한 본래의 모습을 찾게 될 것 같은 곳, 하여 나로 인하여 인위적인 평온을 가장해야 하고 그 가장의 시간이 불편하다고 호소하고 있는 듯한 곳…… 이런 상념들이 명색이 내가 태어난 곳에 대한 첫인상이라는 것을 나조차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물론 나는 나의 잘못을 알지 못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했기에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면 무언가 억울한 기분에 사로잡혀 냉장고에서 찬 맥주를 꺼내 마시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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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지하철은 돌고 돈다 外 1편
단편 「지하철은 돌고 돈다」 중에서 단편 「수지가 삼킨 달」 중에서 지하철은 돌고 돈다 작가의 말 상갓집에서 밤을 지새우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밤새 운데다 술까지 마신 터라 몹시 지쳐 있었다. 지인을 땅속에 누이고 돌아서니 내 몸 누일 곳이 필요했다. 출근 시간의 지하철. 어느 한 곳이 구멍이 난 것처럼 휑해서 냉큼 그리로 달려가 빈 의자에 앉았다. 의자 한 줄을 몽땅 차지하고 옆자리에 누운 노숙자를 발견한 것은 그 후였다. 한 시간 동안 냄새와 싸우며 그 자리를 지켰다. 옆자리에 누운 사람이 무안할까 봐, 였다면 좋았겠지만, 오로지 앉을 자리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소설의 인물들은 조금씩 작가와 닮아있고, 어느 면에선 작가의 정반대에 있다. 소설이라는 거울 면을 사이에 두고 인물을 바라보며 이 인물의 따뜻함을 지니고 싶다고 주문처럼 중얼거린다. “너, 말은 못 하지만 귀는 들리는구나?” ‘입술, 입술을 읽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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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이야기의 끝
장편 〈건너온 사람들〉, 〈한 걸음 더〉 단편 〈다른 날의 기억〉, 〈재구와 콩나물〉Instagram | @tabletoday 《문장웹진 2020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