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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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거울너머로 건너가다
그러나 아무리 자유의지를 잔뜩 뻗어 이 세계의 삶을 배우려고 노력해도, 나는 완벽하게 적응할 수 없었다. 24세기의 지구에서 나는 20세기 지구인을 모방하는 외계인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20세기 지구인에서 24세기 지구인으로 모방의 대상을 바꾸는 것이었다. 그건 어려웠다. 나에게 20세기 지구인은 모방의 대상이 아니었다. 모방을 인식하는 건 내가 아니라 정글이었다. 24세기 지구인을 연기할 때는 모든 예술적 책임을 내가 다 질 수밖에 없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가식적인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서서히 그런 나 자신을 혐오하기 시작했다. 6. 여기서부터 이야기의 또 다른 반전이 일어난다. 이 국면전환이 여러분의 맘에 들지 난 모른다. 이것으로 이야기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여기서 멈추시길.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여러분이 앞으로 나에게 일어날 일들에 대해 영원히 무지할 수는 없다. 그러니 그냥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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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소설 소설 없는 소설
가제는 <애도 일기>로, 존재했다는 것은 존재와 비존재에 근본적으로 이질적인 제 3의 종류에 나름의 방식으로 속합니다, 라는 블라디미르 얀켈레비치의 대사로 시작되고요, 지금으로서는 이것이야말로 소설인 기분이고요, 제법 상당히 재밌습니다. 《아르코문학창작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