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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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독서회 - 엄마의 과일청 외 1편
독서회 이영주 읽을 수 없는 문장처럼 생긴 것들이 가득해. 그녀는 망토를 벗었다. 눈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나는 손에 든 책을 술집 바닥에 집어던지고 발로 밟고 있었다. 고통 받지 말자. 읽고 토하자. 그녀는 곧 튀어나올 부호처럼 웃으며 내 발을 만졌다. 이렇게 엄지발가락이 튀어 오르니 맨발로 읽어야지. 발바닥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나라에 가보지 않고 그 나라의 불을 피우는 예언자처럼 모든 글자가 타올랐다. 나는 술집 바닥에서 조금씩 커져가는 불길이 되는 중이었다. 형태가 없는 것도 녹아서 재가 될 수 있구나. 아무리 불타올라도 차가운 발이 따뜻해지지 않았다. 깊이 들어가면 뭐가 있을까. 불길 한가운데 가장 깊은 어둠속에 담겨 있는 투명한 얼음. 그 나라에는 얼음으로 불길을 퍼뜨리고 쓰다 만 문장들이 후드득 떨어진대. 울음의 시작일지도 모르지. 그녀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눈을 비비자 술집의 모든 울음들이 테이블에서 타올랐다. 누군가 그녀의 발을 잡고 엎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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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생활탐구] 3화 : 독서모임을 하는 친구들!(1)
일 때문에 책을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는 분들도 많아.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여성분들이 적극적으로 독서모임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사회 운동적이고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이야기하는 정체성이 책장 곳곳에서 진하게 풍겨 나오다 보니 우리 책방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경향이기도 해. 앎우리 모임에는 40대, 50대 남성이 가입 신청을 하는 비율은 낮지 않아.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혹 들어 보면 우리 모임 말고도 다른 독서모임을 많이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독서모임만 세 개 하고 있다는 사람도 있었고. Q. 독서모임이 문학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어? 앎나는 여러 가지 사정상 문학을 읽겠다고 마음먹지 않으면 읽을 기회가 많지 않아. 그런데 독서모임을 하면서 문학과의 끈을 놓지 않고 있어. 그리고 독서모임 덕분에 모르고 있었던 다양한 책도 많이 읽게 돼. 또 독서모임 참여자들 대부분이 책에 대해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아. 굉장히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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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생활탐구] 3화 : 독서모임을 하는 친구들!(2)
혹시 참여해 보고 싶었던 독서모임이 있다거나 만들어 보고 싶은 독서모임이 있어? 앎 나는 예전에 했던 페미니즘 독서모임이 유야무야 없어진 것이 아쉬워. 그 뒤로도 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읽는 모임을 한번 꾸려 보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지. 지금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을 매주 하지 않으면 이미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어쨌든 지금 하는 모임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다른 모임을 할 계획은 없어. 만약에…… 아주 만약에 다른 독서모임으로 옮겨간다면 아마도 페미니즘 책을 읽는 모임으로 갈 것 같아. 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같이 혼자 읽기 도저히 어렵거나 마음먹고 시작하지 않으면 도통 손이 가지 않는 책을 읽는 모임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지. 하지만 실제로 이루어진 적은 없고. 그래도 사람들이 이런 책도 함께 읽고 싶어 하는 마음을 확인하는 계기는 된 것 같아. 진숙집사나는 아까 말한 아나키즘 독서모임을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