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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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SF문학<3>-사상 최고 인기테마 '외계인'
지금은 한국 근대 과학소설사에 대한 논문을 준비 중입니다. 1991년부터 SF 전문 기획번역가이자 과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KBS 라디오와 YTN-TV, 동아일보, 과학동아, 한겨레21, 씨네21, 전자신문, 페이퍼 등에 고정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낸 책으로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공저), <라마와의 랑데부>(옮김), <세계 SF 걸작선>(편역), <토탈호러>(편역) 등 20여 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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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호텔 해운대
「2019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단편소설」 호텔 해운대 오선영 ?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저희가 들려드리는 노래를 잘 들으시고 특수효과음 자리에 들어갈 단어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어렵지 않은 문제이니 귀 기울여서 들어주세요.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신 분 중 열 분을 뽑아 모바일 커피음료권을 보내드리구요, 특별히 한 분에게는 특급호텔 숙박권을 드립니다. 뽀송뽀송한 침구에서 꿀잠을 자고 일어나 마시는 모닝커피 한 잔, 상상만 해도 기분 좋으시죠? 여러분이 바로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주세요. 자, 음악 나갑니다." 아침 방송 디제이의 달콤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아나운서 출신의 진행자는 정확한 발음과 다정하고 상냥한 말투로 수많은 고정 팬을 보유하고 있었다. 옆집 언니처럼 사근사근하면서도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이미지에 맞게 적당히 지적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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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자피로와 친구들
가끔씩 분노와 슬픔의 형태로 현재를 찢어낼 듯이 솟구쳐 오르는 장래를 간신히 참아낼 때마다 괜찮다고 아직 조금 더 불행할 수 있다고 주문하면서 아벨 페라라의 영화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자주 떠올렸는데 그럴 때면 이미 극장을 채운 기립 박수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밤의 가장 어두운 곳으로부터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이 밀려오는 샌디에이고의 파도소리처럼. 관객이 없는 극장을 나와 호텔로 돌아가는 리무진 안에서 마흔다섯 살의 발 킬머는 더 이상 영화에서 존재하지 않았고, 라디오에서 마침내 삶에서조차 존재하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 말론 브란도의 부고 뉴스가 흘러나왔을 때는 말론 브란도가 가리킨 손가락을 따라 응시하던 카메라 바깥에서 눈을 떼어, 아들 잭 킬머를 바라보았다. 콤플렉스이기도 했던 자신의 투박함 곳곳이 아내 조앤의 예민한 곡선이 우아하게 녹아내린 자태로 파리 패션 위크의 생로랑 런웨이를 날아오듯 걸어오고 있는 천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