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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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아동청소년문학 「헤어롤」외 6편
헤어롤 박지영 축 처진 마음 납작해진 마음 헤어롤로 말아요 동그랗게 구겨진 마음 헝클어진 마음 헤어롤로 말아요 매끈하게 쳐다보지 말아요 이해하려 하지 말아요 괜찮다는 말도 말아요 삐져나가려는 마음까지 달래서 헤어롤로 말아요 한 올도 빠짐없이 단단해져라 단단해져라 헤어롤을 풀어도 축 처지지 않게 선생님 잔소리에도 끄떡없게 체육시간에 달려도 헝클어지지 않게 온몸 흔들며 웃어도 흐트러지지 않게 단단해져라 단단해져라 주문을 외며 학교로 가요 주사위의 꿈 공중에서 그대로 스톱! 또는 모서리로 착지한 채 그대로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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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코코
십년감수(十年感秀)_시 코코 함기석 뽈롤롱이 뭐야? 내가 물으면 뽈롤롱은 뽈롤롱! 코코의 이 말이 거울은 늑대라는 말인지 오렌지는 폭탄이라는 말인지 난 모른다 말은 안개라는 말인지 말은 가면이라는 말인지 말은 유령이라는 말인지 난 알 수 없다 코코 장난치지 말고 좀 진지할 수 없어?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다시 물으면 뽈롤롱은 뽈롤롱을 뽈롤롱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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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시·시조 부유 외 6편
롤라는 몸이 분명 있었고, 성장호르몬도 맞아서 꽤 키가 컸고, 그런데 치사량의 국소 마취가 된 것처럼 온몸의 감각이 사라졌다. 롤라는 자기의 큐브를 들고 롤라를 아십니까? 룰라 말고, 롤라. 롤라운 롤라를. 사람들은 당연히 누군지 모르니까. 누구요? 하면. 여기에 롤라가 있었다고 하는데. 큐브엔 ‘롤’과 ‘라’가 없고, 출처를 알 수 없는 말들이 서로 원인이 되어 줘서, 롤라는 왜 롤랍고, 롤라다운 롤라입니까? 롤라는 큐브에만 있는데, 왜 없는 것으로 도래해야 하는 것인지? 롤라는 롤라를 불렀을 때 가장 적중률이 좋지 않고. 롤라를 굴려. 굴려. 내가 죽어서 돌아갈 곳이 없어서요. 큐브의 한 조각에 ‘나’를 써 보았습니다. 롤라가 롤라는 되지 못하고 내가 되는 회유종. 롤라의 큐브를 하나 잃어버렸고 롤라는 말이 없다. 말이 될까 봐. 던지고 다시 롤라의 큐브를 던져 포르트 다. 우리끼리 하는 포르트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