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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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이선생은 피곤하다.
몽둥이 이선생애들을 너무 오냐오냐 해서 그래. 무서운 것이 없어. 잘못하면 좀 맴매도 하고 그래야지. 요즘 애들은 인권이니 뭐니 하면서 왜 지네끼리는 그렇게 서로 못 괴롭혀서 안달이야. 이선생 장난과 폭력은 한끝 차이야. 가해자 입장에서는 장난이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폭력이라고. 아 망했어. 잠시 무대에 정적 이선생 하루 종일 자는 애들 깨우느라 통화 연결음 소리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 다른 할일도 차고 넘치는데 조용히 넘어갈까? 못 본 척? 애들도 그러다가 말겠지. 몽둥이 이선생무슨 소리야? 애들을 불러서 따끔하게 혼을 내야지. 그래야 다시는 안 그러지. 동영상 이선생개별 상담은 어때? 한 명 한 명 대화로 풀어 가면 애들이라 다 이해할 거야. 몽둥이 이선생지금 상황이 딱 학폭이라니까. 이렇게 중재하려고 하다가는 결국 교사만 독박 쓰게 되어 있어. 당장 다 불러. 동영상 이선생그래, 불러. 불러서 한 명 한 명, 눈 맞추고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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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벌거벗은 공주님
초딩처럼 납작하지만 감질나게 흥분시키는 그 애의 유두. 그 모든 것들을 가진 그녀의 샅은 차갑고 건조했다. 언제까지 만지기만 할 거냐고 짜증내는 그 애에게 나는 그냥 가라고 했다. 오빠는 좋은 사람 같다고 말한 그 애는 그냥 가지 않고 샤워를 했다. 구석구석 한참 씻더니 화난 사람처럼 문을 쾅 닫고 가 버렸다. 그제야 내 성기는 화가 났다. 혼자서 화난 성기를 내려다보다 생각했다. 좋은 사람에게, 저애는 왜 문을 쾅 닫고 가는 것일까. * 몇 건의 사건이 더 있었다. 똑같은 형식이 반복되었다. 똑같은 낚싯바늘에 미라는 번번이 걸려들었다. 지혜 짱과의 대화를 끝으로 몰락한 거산 기업의 딸은 더 이상 스튜디오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현 상에 의하면 모델 일도 관뒀다고 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그녀를 미라라고 부르지 않았다. ‘빽미라’ ‘구라’, 혹은 ‘빽구라’라고 불렀다. 있을 때는 이름만 꺼내도 싫어하더니 사라지고 나자 너도 나도 그녀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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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 방학특강 참가후기] 나에게 찾아오는 수많은 언어 조각들, 詩
화질이 좀 안 좋지만 그래도 확대하니 훨씬 잘 보이죠.ㅎㅎ 심보선 시인님은 시를 잘 몰랐을 때 우연히 접하고 그때의 느낌이 되게 좋게 남아 있었어요. 김소연 시인님은 친구가 ‘눈물이라는 뼈’를 정말 강추해서 읽었다가 완전 팬이 됐고요. 시를 쓰는 제게는 글로만 교감하던 시인님과의 만남이 참 설레는 일이랍니다. 특히 저번에 백일장에서 심사 때 뵈었던 김소연 시인님은 뭐랄까 강렬한 포스가 있으셔서 딱딱하고 무서운 분이 아닐까 싶었는데 세 시간 정도 특강을 들으니 그런 인상이 깨졌어요. 차도녀 스타일이시긴 한데 끝나고 한 명 한 명 특징을 기억해 주시고 부탁도 들어 주시고 시를 쓰는 청소년들의 열정을 되게 기특하게 보시고 기억하려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간적이고 따뜻한 분이구나 싶었어요. 또 심보선 시인님은 되게 잘생기셨더라고요!! 사진이랑 달랐어요. 남자다운 인상이셨고 목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말투에서 중후한 멋이 깃들어 있어, 듣는 내내 편안한 느낌을 주시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