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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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조롱의 문이 열리는 순간
그가 꿈꾸는 심연으로부터의 탈출은 “소용돌이치는 내면을 감아 오르는 덩굴식물”(「아주 좁은 계단」)처럼 자신을 옭아매는 “붉게 퍼지는 말”에 의해 실패로 돌아가며, 조롱 속의 새가 할 수 있는 행위는 “닻줄 구멍에서 닻줄을 끌어내듯/하루에도 수십 번씩 날개를 파닥이는 것”뿐이다. 신에게 버림받은 방주를 움직이기 위한 절망의 몸부림은 망실되는 생명력을 붙잡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지만, 절대자의 부재 속에서 두 사물이 마주할 하늘은 연옥의 하늘임이 분명하다. 모든 사투가 의미를 잃음에 따라 절대자의 부재 속에서 남은 이들이 낼 수 있는 목소리는 비탄과 좌절의 목소리뿐이다. “스며드는 빛”으로 절망을 견뎌내던 조롱과 새에게 그 빛마저 사라져 버린 순간, “희박해지는 공기 속에서” 버림받은 이들이 내는 목소리가 한 번 더 행과 연을 비집고 튀어나온다. 숨을 쉬기가 어려워요. 폐에서 물 좀, 물 좀, 빼주세요. 숨 막혀서 못 견디겠어요. 도와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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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202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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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2020년 0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