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좌담]‘문학은 시장권력과 테크놀로지의 압박을 돌파해야 한다’
애초에는 문학나눔 사업 안에 굉장히 다양한 문학적 표현들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문학나눔콘서트, 문학나눔큰잔치, 문학집배원, 또 《문장》. 이런 게 문학나눔입니다. 한데 공무원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책만 나눔이라고 우기더군요. 생각해 보세요. 최근 문학으로 시도하는 다양한 움직임이 이미 문학나눔 자장 안에서 다 이뤄졌던 것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문학나눔이 선도적인 향수사업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수치로 나타나진 않지만 문학나눔 10여 년을 돌아보면서 의의 깊었던 것은 신진에 대한 배려라고 봅니다. 중일 씨도 말했다시피 우리는 ‘우수문학도서 중 10%를 신진작가로 선정하자’는 강제 조항을 마련해서 시행했습니다. 그러자, 실제로 출판사에서 신인들을 우대하기 시작했어요. 공공성이 출판 환경의 변화를 이끈 거지요. 저는 지난 10여 년 동안 문학나눔의 이 기조가 많은 신인에게 어떻게든 혜택을 주었으리라 여깁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거짓말
KBS 라디오 문학관에서 오디오북을 만나볼 수 있어요 나는 병원 앞 카페 매장의 유리문을 밀다가 놓아버렸다. 다시 한 번 돌아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의사는 내 안에 한 생명이 막 자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나는 분홍색 의복을 입고 나를 향해 미소 짓고 있는 의사에게 몇 번이나 되물었다. 진짜 내가 아이를 가진 게 맞는 거냐고. 그는 내 표정을 감탄으로 읽었는지 고개를 위아래로 세게 흔들며 축하한다고 말했다. 내 마음은 경이보다 충격에 가까웠다. 분명 나는 몇 달 전 난임 클리닉에서 내 몸이 아이를 착상시키기 어려운 몸이라고, 자궁이 약해 조기 폐경도 각오해야 한다고 들었다. 카페 매장 앞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몸을 돌려 버스정류장을 향했다. 내 고민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이 갖기도 힘든 데다 갖더라도 유산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고 내 삶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이제야 안정이 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