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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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희곡 내 할머니의 결혼식
바이섹슈얼. 세진 글쎄. 나랑은 너무 상관없는 이야기라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네.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아예 없어. 빛나 진짜요? 세진 그런 애들은 있었다. 나 여고 나왔거든. 왜 그런 애들 있잖아. 여잔데 남자같이 하고 다니는 애들. 머리 짧게 자르고, 옷도 크게 입고, 여잔데 여자한테 인기 많은 애들. 학교에 한 명씩은 꼭 있었지. 너 주변엔 그런 사람 없어? 바이··· 바이 뭐라고? 빛나 저는······. 빛나, 무언가 말하려는 듯 머뭇거린다. 세진 있다, 있어! 걔네! 걔네 있잖아. 그 친구들 어떻게 됐니? 3반 여자애들. 반장이랑 부반장이었던가? 빛나 걔들 전학 간대요. 세진 결국 그렇게 됐구나. 빛나 학부모들 민원이 장난 아니래요. 반장은 지방으로 이사 간다는 소리도 있던데. 세진 이사까지 갈 필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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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탈출마술사 코니 킴의 생애
아버지를 어니스트 셰필드라고 부르는 사람은 많았지만, 마술사 어니스트라고 부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코니 킴! 코니 킴! 코니, 오, 나의 사랑 코니!”라는 외침은 “야, 이 노랑 원숭이 새끼야, 이번만은 폭탄과 함께 지옥으로 가버려!”라는 불가능한 기도 소리만큼이나 강렬하고 절실했다. 어쩌면 어느 날 아버지가 내가 가진 마술 상자를 몽땅 마당에 내다놓고 불을 질러버린 것도 그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사실 그 장면은 나를 무시무시하게 만들기보다는 서글프게 만든다. 그날 아버지는 내게 고백했었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당신의 아들인 내가 갑자기 마술사가 되겠다고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서 눈물을 질질 짜는 장면을 목도하게 되는 거라고. 그 때의 그 섬뜩한 고백이 얼마나 내 뇌리에 깊이 박혔던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나는 결심하고 결심하고, 또 결심했다. 물론 나는 마술사가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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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미국의 현대 시인⑤]노아 키케로(Noah Cicero)
엘튼 존의 베스트 앨범, 포 넌 블론즈, 로드 스튜어트, 에디 머니, 바이올런트 팜므, 그리고 바로 이 매지 스타 앨범. 노아는 매지 스타를 찾고 싶었고, 궁금했다 그들이 조울증을 앓고 있는 카우보이들이었는지. 소개 및 글 _ 제이크 레빈(Jake Levine, 시인) 제이크 레빈은 2010~2011년 리투아니아에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비롯해 여러 장학금 및 수상을 한 바 있다. 두 권의 소책자(『삭제의 문턱(The Threshold of Erasure, Spork 2010)』과 『빌뉴스 악령(Vilna Dybbuk, Country Music 2014)』)를 저술했다. 그의 시, 번역물, 에세이 등은 보스턴 리뷰지, 루에르니카, HTML자이언트, 아틀라스 리뷰지, 페이퍼 다츠 외 여러 잡지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