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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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떠돌이의 삶에 대한 운명적 긍정과 수용
그것은 박목월의 「산이 날 에워싸고」, 김남주의 「노래」, 그리고 하덕규의 시를 양희은이 노래로 부른 「한계령」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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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 윤석정 멘토와 김가은 멘티의 만남
김 : 중학교 2학년 때 읽은 박목월의 시 '나그네'가 크게 다가왔다. 윤 : 시는 상황에 따라 감흥이 달라진다. 어떤 상황이었기에? 김 : 당시 중2병을 앓고 있었는데 하루 평균 5장씩 쉬는 시간마다 짬짬이 일기를 썼다. 나는 누구지, 나는 왜 있지 등등 철학적인 고민에 빠져 있었다. 박목월의 시 '나그네'를 보면 나그네가 구름에 달 가듯이 유유히 떠나간다. 그 시를 읽고 나는 왜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을까, 조금은 편하게 생각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윤 : 그러니까 사는 게 별거냐, 라고 깨닫게 해준 시 같다. 김 : 맞다. (웃음) 윤 : 일기를 쓴 것이 시 쓰는 데 도움이 된 듯하다. 첫 시 '우울증', '열등감'을 읽었을 때 감정 노출이 있었지만 습작을 오래 했다고 봤다. 김의 필력이 일기에서 나온 듯하다. 김 : 나는 일기에서 시가 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시에서 일기가 나오기도 한다. 요즘은 일기 사이에 있는 메모가 시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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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에세이] 오래 외면 받고, 때로 외면하는 글쓰기
그 당시 5월이면 어린이날을 즈음하여 시내에 있는 황성공원에서는 박목월 시인의 이름을 딴 <목월백일장>이 열렸다(검색을 해보니 올해로 49회째, 해마다 열리고 있었다). 그 백일장에 참여하려면 각 학교에서 실시하는 글짓기를 통과해 대표로 뽑혀야 했다. 다른 것은 다 기억에서 휘발되고 없는데 그 당시 희가 고른 <냉이>, <얼굴>이라는 시제만 또렷하게 남아 있다. 그중 <냉이>라는 제목의 동시는 다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이른 봄 냉이를 캐 와서 물에 씻고 보니 하얀 뿌리가 드러났다. 그 종아리가 추워 보였다.” 선생님이 읽어 주시는 희의 동시를 듣는데 질투심과 열등감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갔다. 희의 반짝이는 상상력과 글 솜씨를 따라갈 수 없을 거라는 열등감은 그때부터 내 안에 똬리를 틀었다. 어떻게 단숨에 저리 잘 쓸 수 있지, 싶었다. <얼굴>이라는 동시도 아주 기발하고 훌륭했는데 세월이 다 집어삼킨 탓에 머리에 남아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