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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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젊은작가의 樂취미들] 사는 재미
여행하며 빅토르 위고, 찰스 디킨스와 어울렸고 작품을 구상한 것은 물론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즉흥시인』을 완성할 정도로, 그에게 여행은 경험과 영감의 완전체였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또 어떤가. 서른일곱 생일을 막 지난 어느 새벽, 괴테는 출세한 관료로서 누리던 호화로운 생활을 모두 버리고 도망치듯 짐을 꾸려 여행을 떠났다. 그는 평생 동경해 온 이탈리아의 로마에 도착한 날을 '제2의 생일'이라 표현했다. 베니스와 로마, 나폴리와 시칠리아를 여행하면서 수많은 편지와 일기, 메모를 썼고, 이후 『이탈리아 기행』을 완성했다. 한 나라를 속속들이 알고 싶어 하는 열정, 겸손한 여행자의 자세, 예술과 문화에 대한 경외심은 내가 대문호로부터 전수받아야 할 유산일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새해 벽두부터 여행사 사이트를 뒤지며 땡처리 항공권이나 얼리버드 상품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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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비평 폐허의 목소리를 듣기 – 제13회 광주 비엔날레의 감각
그러나 전 세계를 타향이라고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인간이다.’ 12세기 신비주의 철학자 생 빅토르 위고의 문장이다.” (Said, 1991) 경계는 두 기호계가 마주쳐 만든 ‘이중언어 지대’라는 점에서 각각의 주변이 공유하는 공통 공간이다(김수환, 2020). 이 각각의 언어 지대과 맞붙는 경계 경관에서는 많은 것들이 미결정된 채로 “완벽히 번역(가능성”이 아니라 “번역 불가능성의 상황에서의 번역”(김수환, 2020, 16)을 가동하고 있다.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대는 순간, ‘어떤’이라는 말 주변을 맴도는 이 운동에서 번역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1) 지구화는 경계를 마모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많은 경계를 확산하고 있다. 전지구화로 말미암은 무역전쟁, 민족주의의 부활, 다양한 전염병의 대유행이 매우 중요해진 오늘날 <방법으로서의 경계>는 현대사회 를 보는 프리즘으로서 ‘경계’를 제시하는 일종의 학문적, 인식론적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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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바양작에서 그가 본 것
모르고 지내던 세계의 어두운 사물들이 인간의 이웃이 된다.”라고 빅토르 위고는 썼다. 과거의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익숙한 아름다움, 알고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라면 미래의 아름다움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름다움, 지금까지의 상식으로는 모순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 그러니까 우리를 두렵게 하는 아름다움이다. 이 미래의, 두렵지만 우리를 매혹시키는 아름다움을 대면하는 순간, 지금까지의 몸은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죽은 자리에서 새로운 몸이 탄생할 텐데, 그보다 먼저 새로운 감각이 온다. 그건 마치 어떤 불투명한 알 속에 들어 있는데 미래의 바람이 불어와 그 단단한 껍질을 깨는 것과 같다. 바람을 느끼기 전까지 우리는 우리가 새로운 몸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러다가 바람이 불어오고 우리는 문득 깨닫는다. 그렇게 우리의 몸과 우리의 세계는 동시에 태어난다. 오싹하면서도 시원한 바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