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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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통해서본 '죄와 벌'의 의미 (1)
그러자 무산계급들은 단지 ‘법 앞에서 평등’뿐만 아니라 인간 삶의 모든 조건 속에서의 평등, 예컨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평등을 보장하길 원했지요. 그리고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회주의 사상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산업혁명이 만든 무산계급과 모든 인간의 전면적 평등이라는 숙제를 던진 프랑스 대혁명이 사회주의가 탄생하고 뿌리내린 토양이었던 겁니다. 1830년을 전후하여 ‘사회주의’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1848년 혁명을 전후하여 유럽에서는 ‘반동적 사회주의’, ‘부르주아 사회주의’, ‘무정부적 사회주의’, ‘유토피아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대중적 지위확보를 위해 서로 경쟁하였지요. 청년시절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영향을 준 사회주의는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사회주의들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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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최인훈의 『광장』을 통해서 본 ‘유토피아’의 의미
유토피아로 가는 길 최인훈의 『광장』에서 주인공 이 명준이 마지막에 도달한 결론과 A. 기든스(A. Giddens, 1938~ )라는 영국의 사회학자의 말을 연결시켜 생각해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기든스도 우리가 꿈꾼 유토피아 - 곧 사회주의 유토피아와 자유주의 유토피아 - 모두가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실패했다 해서, 유토피아에 대한 이상과 꿈마저 버릴 수는 없다고도 강조합니다. 그리고 ‘제 3의 길’을 제시하지요. 제3의 길이란 - 거칠게 말하자면 - 모어의 유토피아와 베이컨의 신 아틀란티스 그 중간으로 난 길입니다. 사회주의적 유토피아와 자유주의적 유토피아 그 사이에 놓여 있다는 말이죠. 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 길은 ‘자유가 보장된 평등’ ‘평등이 전제된 자유’를 추구하는 길이고, ‘경쟁이 보장된 협동’ ‘협동이 전제된 경쟁’을 추구하는 길이며, 또한 ‘사생활이 보장된 유대’ ‘유대가 전제된 사생활’을 추구하는 길이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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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우리 소설의 자리 (3)
그 논의에 공감하며, “사회주의의 나침반은 거의 배타적으로 생산과 재생산에 입각해서만 사유하기 때문에, 오늘날 계급의 풍경이 형태를 달리하는 방식을 설명할 수 없다.”(25쪽)고 적힌 대목을 중점적으로 참고(수정 인용)하여 앞의 세 문장을 작성했다. 22~28쪽 참고. 3) 소영현, 『광장과 젠더』, 갈무리, 2022. 12쪽. 우리의 사회주의, 우리의 민주주의 작은 연합, 주변적 집단, 소수자 연대 등의 사회적 집합을 ‘우리-객체’로 포착한 소설들, 이 ‘객체 지향 서사’를 이 시대의 ‘소셜리즘(Socialism) 문학’이라고 불러 보려고 한다. 집단의 상호작용을 합리적 개인-주체들의 경제적 관계로 규제하는 체제에 대한 ‘우리’의 저항은, 지난 ‘사회주의운동’이 관여하고자 했던 사회의 ‘무엇’에 관해서보다, ‘누구’의 사회인가에 관해 더 기민한 입장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사회주의 문학’이라는 명칭과 구별되는 발음을 사용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