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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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 인터뷰 나는 왜 제4회]삶의 짙은 그늘 속에서 리얼리스트를 꿈꾸는가_(이재웅소설가 편)
‘적개심’이라든가 ‘냉혹함’, ‘의지’와 같은 저 무거운 단어들도 이재웅 소설가의 입을 빌려 나오니 이상하리만치 놀라운 힘을 얻었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가 저 단어들을 문자 그대로만 대하지 않고 자신의 삶 속에서 절절하게 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그런데, 우리는 눈물을 그쳤나요?”라고 물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 아픈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때까지, 매일 밤 그의 펜이 점점 더 뾰족해질 거라는 것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문장웹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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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떠돌이의 삶에 대한 운명적 긍정과 수용
결국 이 시편의 주제는 ‘방랑과 정착 사이의 갈등’이라기보다는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유랑할 수밖에 없었던 민중들의 신산한 삶, 그리고 그것의 운명적 수용’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이상입니다!!! 이렇게 메일을 띄우고 나니 그 선생님은 자신의 의문이 풀렸다고 곧 반가운 답신을 보내오셨다. 나는 그분 덕택에 「목계장터」라는 완결성 높은 시편을 꼼꼼히 해석해보는 망외의 즐거움을 누린 셈이 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한 번 찬찬히 시의 내용을 들여다보니까, 그것이 다음과 같은 다섯 개의 내용 단락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잠깐 개관(槪觀)해보자. 제1단락(1?4행)은 시인이 유랑성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드러낸다. 이때 ‘구름’과 ‘바람’은 시인이 삶에 대해 갖는 유랑 혹은 자유의 의지를 뜻하며,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는 그곳에 전해져오는 ‘용(龍)’의 전설에서 취재한 표현일 것이다. 제2단락(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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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수필 삶의 얼룩을 스캔하다
깊고 긴 불면의 시간들로 육체는 물론, 정신세계를 옥죄며 삶을 엎어놓았던 지난한 시간. 젊은 날, 삶에 한 획을 그으며 의지와 상관없이 감당하기 힘든 시간과 마주해야 했다. 상실의 아픔은 몸과 마음 어느 한 곳 온전하게 놔두질 않았다. 불면과 무기력을 앞세워 육신을 패대기치듯 짓누르더니 시시껄렁하게 생각했던 운명이란 이름은 운명처럼 다가와 운명의 존재를 적나라하게 확인시켰다. 맹렬했다. 그것은 한 치 인정도 없이 시간을 담보 삼으며 고통이란 이름 속으로 거칠게 삶을 몰아세웠다. 온통 나락으로 밀어내는 바람에 더는 버틸 힘도, 가눌 정신도 없었다. 그런 날이면 달도 빛을 잃고 밤새 지치게 울어댔다. 그렇게 시간이 더딘 걸음을 뗄 때다. 몸 안에 있던 모든 에너지는 다 소진되고 방전되어 꼼짝달싹하기가 어려웠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게 무엇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겠다. 눈꺼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