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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최근 소설의 문체적 경향 - 천희란, 박상영, 고진권을 중심으로
천희란은 이처럼 사건의 구체성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현재형 어미를 구사하여 서술형이 아닌 독특한 문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행보가 기대된다.5) 5) 천희란의 단편집 『영의 기원』(현대문학, 2018)을 참조하건대 '죽음'이라는 감각을 키워드로 꼼꼼하게 '구상된' 소설적 세계를 구성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그녀의 문장이 매우 조밀하며 시제 등을 활용하여 문장이 매우 섬세한 형태로 어떠한 장면을 지시하고 있음은 '구성된 세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문체적 특성인지도 모른다. 입말체 – 박상영 현재형 어미를 사용하여 '이미지화'를 시도하는 일군의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입말체를 십분 활용하여 서사를 진행하는 경우6)도 있다. 전자가 소설적 방법 내지는 기법으로서의 문체적 특성을 살피도록 한다면, 후자의 경우 소설의 사실성 내지는 인물의 성격을 문체라는 목소리를 통해 드러낸다. 박상영의 경우가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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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환상과 현실, 그 경계에 서서
코로보쿠루 시리즈는 국내에도 번역 출간되어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의 『판타지의 세계』를 읽으면 판타지란 전승설화(메르헨)를 어머니로 하고, 리얼리즘을 아버지로 해서 태어난 자식이라고 설명하였다. 이 말은 판타지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어머니가 되는 옛이야기의 본질을 알아야 하고, 또 아버지가 되는 리얼리즘의 본질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판타지 작가를 꿈꾸는 문학도에게 우리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톨킨이 『반지의 제왕』을 쓰면서 들였던 12년이란 세월의 무게를 기억하라. 상상만으로 판타지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마라. 판타지는 가벼울지 모르지만, 그 결과물은 가벼워서는 안 된다. 판타지야말로 리얼리즘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태어난 장르이다.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판타지는 공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제 현재의 우리가 현실과 환상의 어디쯤에 서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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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문학을 배달하는 소설가 하성란
[기획특집 인터뷰] 문학을 배달하는 소설가 하성란 ─ 소설가 하성란 인터뷰 ● 일시 : 2012. 2. ● 장소 : 홍대 앞 카페 ● 진행/정리 : 주하림(시인) 1996년 단편소설 「풀」로 등단한 이후 『루빈의 술잔』, 『웨하스』, 『삿뽀로 여인숙』, 최근 발표한 『A』까지.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사실주의적인 묘사와 삶의 이면을 치밀하게 파헤친 작품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며 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하성란 소설가를 만났다. 유독 매섭던 한파가 지나간 봄날 같던 오후 세 시. 홍대 한복판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만난 하성란 소설가는 체호프 소설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인 같았다. 맛있는 빵과 타르트를 파는 카페에서 무거운 겨울 외투를 벗고 오후의 수다 같은 인터뷰가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