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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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독자모임 - 책방곡곡 제주 시옷서점 2편 - 우리가 맞닥뜨리는 세계의 소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이 몸은 고양이야』 같 사소설 느낌이 있었고, 조지 오웰의 소설 『카탈로니아 찬가』의 소설을 대하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홍임정 소설가는 탈북한 사람들을 취재해서 소설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허유미 : 외부에서 내부를 보는 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에서 내부를 볼 수 없잖아요. 소설가는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홍임정 소설가는 제주라는 외부에서 지나온 삶과 같은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어서 소설을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이 삶의 실패와 좌절이 있어서 날카롭고 거센 문장이 있을 수 있는데 외부에서 내부를 보았기에 담담하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표제작인 단편 「먼 데서 오는 것들」을 보면, 롤랑 바르트의 책 『밝은 방』에 나오는 말을 언급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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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7월호 복원과 기록_역사가와 소설가 : 김숨
풍길은 스무 살이 되기 이전, 즉 열세 살에서 스무 살까지 만주에서 경험했던 일이 자신의 모든 삶을 파괴했다고 말하지만,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도 그녀에게는 결코 위안이 되거나 따뜻하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2차 가해’의 시간이 만주에서 보낸 7년보다 열 배나 많은 70년 가까이 그리운 고향에서 잘 아는 사람들을 통해 지속된 것이다. 김숨은 정처 없이 떠돌며, 끔찍한 고독에서 삶을 지탱하는 풍길의 현재를 통해 과거를 말하는 소설의 구성으로 그 시간들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더디고 느리게 지나가는 현재의 구덩이에 가득 고여 있는 슬픔과 고통을 말해 주듯이 김숨은 현재형의 문장을 쓰며, 풍길의 고독을 천천히 따라간다. 6) 김숨, 『한 명』, 현대문학, 2016, 152쪽. 역사가는 사료의 문장과 역사가의 방식으로, 소설가는 문학의 문장과 소설가의 방식으로 시간의 흔적을 따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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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개 인터뷰 나는 왜 제4회]삶의 짙은 그늘 속에서 리얼리스트를 꿈꾸는가_(이재웅소설가 편)
(제4회) 삶의 짙은 그늘 속에서 리얼리스트를 꿈꾸는가? ― 소설가 이재웅 편 정리 : 안희연(시인) 요 몇 달 어두운 소식이 참 많이 들렸습니다.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불쑥불쑥 물속이 생각나 내내 울먹이는 시간이었지요. 남달리 힘겨운 여름의 입구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이재웅 소설가를 만나러 갔습니다. 이재웅 작가의 첫 장편 『그런데, 소년은 눈물을 그쳤나요』라는 제목을 “그런데, 우리는 눈물을 그쳤나요?”라고 바꾸어 읽으며,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아프게 자각하면서요. 그래서일까요. 6월의 한가운데서 이재웅 소설가를 만나게 된 것이 그냥 우연이라고만 생각되지가 않았습니다. 이재웅 소설가는 그동안 누구보다 소외된 이들의 편에서, 누구보다 날카롭고 바른 목소리로 세계와 인간을 탐색해 온 우리 시대의 몇 안 되는 리얼리스트이니까요. 우리는 그에게 묻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