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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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생활소설 창작교실
문학과 소설의 위기라는 말에도 비슷한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작가로서의 명성을 꿈꾸는 이는 많아도 소설 자체를 사랑하는 이는 별로 많지 않다고. 나는 우리 시대에 복싱이 죽지 않고 살아 있음에 주목했다. 프로복싱의 화려함이 아닌 생활체육의 건강함으로 복싱은 어느덧 사람들 곁에 다가와 있었다. 소설의 위기론이 더욱 활개 치는 요즘, 소설 역시 복싱처럼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려야 하는 것임을 나는 절감했다. 소설가의 명성을 꿈꾸는 이들보다 소설을 읽고 창작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이들이 더 많아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영혼과 뇌를 쥐어짜 내는 소설 창작이 되어선 곤란하다. 다이어트 복싱처럼 재미나면서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소설 창작이 되어야만 한다. 모든 이들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취미 같고 여가 같은 ‘생활소설 쓰기’. 누구나 통기타를 배우듯 소설쓰기도 배울 수 있기를 갈망하는 마음으로 『생활소설 창작 매뉴얼』을 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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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2015년도 창작광장 최우수상 수상작 / 소설] 어둠 속에서 화재경보음이 울리면
[2015년도 창작광장 최우수상 수상작 / 소설] 어둠 속에서 화재경보음이 울리면 박민혁 (필명 : ccg) 그에게 오늘은 매우 낯선 날이었다. 하루의 시작부터 잘못되었다. 늦잠을 잤다. 어젯밤에 늦게 자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알람은 어젯밤에 맞춰 놓은 것처럼 6시, 6시 15분, 6시 30분, 6시 45분, 7시, 7시 30분까지 울렸지만, 잠에서 깨어난 것은 9시였다. 9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하는 오픈 조였다. 아무리 빨리 준비를 한다 해도 10시까지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사장에게 전화를 해서 양해를 구하자 사장은 기가 차다는 반응뿐이었다. 작은 카페였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은 지난 달부터였다. 그가 카페에서 주로 아르바이트를 해오던 경력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사장은 그를 면접 자리에서 바로 뽑았다. 그로서는 방학 때 할 아르바이트를 곧장 구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시급은 최저 시급보다 조금 더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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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기자단]내면의 어둠을 응시하는 리얼리스트 이재웅 소설가와의 만남
소설에 대한 작가의 고민은 작가가 살아온 시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사회에 대한 이야기는 작가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로 흘렀다. 이재웅 소설가가 ‘리얼리스트’로서의 작품 창작을 추구하기에 더욱 작품과 사회를 분리시켜 놓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사회적 · 문화적 담론과 작가의 창작 간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작가는 ‘담론 틀과 창작 틀은 상호적인 관계’라고 답했다. 둘은 서로 영향을 주며 흘러가지만, 작가가 담론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담론에 편승해서도, 담론을 함부로 욕망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또한 자신의 리얼리즘과 기존 리얼리즘의 차이점에 대하여 자신의 소설은 보다 자의식이 강하다고 했다. 기존 리얼리즘 소설 속 인물들이 객체화되어 다뤄지는 것에 의문을 느꼈고, 사람은 주체와 객체의 혼용으로서 존재한다고 생각해 어떤 외면적 상황이든 인물의 내면적 상황을 통과해 지면에 담기도록 노력했다는 것이다.